오늘은
밤이 제 몸을
가장 길게 늘여
어둠의 끝자락을
가만히 확인하는 날.
오래 머무는 그림자 사이로
겨울은
깊은 침묵을
천천히 새겨 넣는다.
그러나
가장 짙은 어둠은
빛이 돌아올
자리를 만드는 일.
붉은팥을 삶아
뜨거운 온기를 올리고,
손바닥 위에서
작은 눈덩이들을 빚으며
마음속 시린 액운을
조용히 밀어낸다.
숟가락 끝에
모여 앉은 새알들이
겨울 한복판에서
서로의 안부를 묻고,
밤은 길지만
마음은
따뜻해지는 날.
깊은 어둠 끝에서
어린 낮이
아주 조용히
자라나는 그런 날이다.
- 캄이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