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인 흉내 내던 날들 뒤에서
겨울은 다시
숨을 고른다.
올해의 대한은
소한의 집으로 갔다가
살아 돌아왔다.
스물네 절기의 끝, 대한.
잠시 물러섰던 찬 기운이
땅의 숨결을 붙잡고
되돌아와 묻는다.
아직은,
떠날 때가 아니라고.
대한의 추위는
계절을 미루는 고집이 아니라
겨울이 겨울로 남고자 하는
마지막 몸부림.
서늘한 공기 속에
남은 차가움까지 다 써서
겨울은
자신의 이름을 한 번 더 불러본다.
곧 녹아 사라질 걸 알면서도
끝까지 차갑게,
끝까지 조용히.
- 캄이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