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좋아하는 나,
겨울에 태어나서인지
아니면
겨울이 나를 닮아서인지 모르겠다.
눈이 되지 못한 말들이
비가 되어
잠시 하늘에서 머뭇거린다.
오늘 같은 날이면
마음 한쪽이 흐려지고
그 흐림 속으로
나는 조용히
낚싯줄을 드리운다
추위는 몸을 접게 하고
접힌 자리마다
기억은 더 깊어져
말을 잃은 것들이
묵직한 입질로 돌아온다.
겨울은
고요한 생명,
아무것도 하지 않는 얼굴로
가장 많은 것을 견디는 계절.
그래서 나는 안다.
가라앉은 하루일수록
건져 올릴 마음은
더 깊은 곳에서
오래 숨 쉬고 있다는 것을.
오늘도
겨울을 낚는다.
나를 닮았는지
내가 닮아버렸는지 모를
한 계절의 침묵을.
- 캄이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