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 승급 -

by 캄이브

2026년 첫 시합,
나는 2.7그램의 우주를 마주했다.


바닥 위에서는
숨결보다 가볍고,
탁구대 위에서는
번개처럼 방향을 바꾸는 공.


통통,

제 몸보다 크게 튀어 오르고

톡 건드리면 비껴 돌아

상대의 손끝을 빌려

다른 얼굴로 돌아온다.


가벼운 것은

쉽게 다뤄지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힘을 더하지 않고

힘을 뺏다.


시선을 낮추자

공은 더 또렷해졌고,

박자 기다리자

공의 방향이 보이기 시작했다.


수많은 연습

라켓 뒤에 서 있었고,

굳은살 밴 손

결정적인 순간을 지탱했다.


모서리를 스치고 들어간 엣지,

네트 타고 간발로 살아남은 랠리.

도 있었지만

그 역시 준비 위에 내려앉았다.


라이벌의 스매싱도,
벽처럼 버티던 수비도
그날은
리듬 안에 흡수되었다.


11점까지
한 점, 한 점은

집중과 평정의 결과였다.


우승.
그리고 승급.


2.7그램의 가벼움을

다스리는 법을

조금은 배운 날.


힘을 빼는 일이

가장 어려운 기술이라는 것.


그 벅참이

내일의 나를

조용히 끌어올린다.


- 캄이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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