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 보물 2호 -

by 캄이브

똑똑

11년 만에

나의 심장을 두두린 아이.


두 번째라 부르기엔
너는 늘
가장 뜨거운 시간 속에 있었다.


에는 회사에서 함께 숨 쉬고,

저녁이면 대학원 강의실로 향하고,

이면 과제로 하루를 마무리하던 시간.


그 한가운데서

너는 2.64킬로의 몸으로

37주 3일 만에

세상을 가볍에 두드렸다.


형광등 아래 펼친 전공서적 위로
아기의 숨결이 내려앉고,


엄마의 책가방 한쪽에는
논문과 노트가,
다른 한쪽에는
너의 작은 하루가 함께 들어 있었다.


일터의 공기를 함께 마시고,

수업의 시간을 함께 건너며
너는 내 삶의 현장
처음부터 동행했다.


첫째책임의 무게로 키웠다면
둘째설렘으로 맞이한 아이.


고단했을 법한 날들이

이상하게도 따뜻했던 이유

아마 너였을 것이다.


아기의 울음은
피로 위에 내려앉은 햇살 같았고,
작은 손은
지친 하루를 다시 움직이게 하는 스위치였다.


나는 너를 키우
성장하는 법을 배웠고,

도전하는 힘을 얻었고,

기쁨을 미루지 않는 삶을 배웠다.


피아노 앞에 앉은 가느다란 등,

바이올린을 쥔 여린 손.


빼빼마른 체구,
소멸될 듯 작은 얼굴.


그러나

그 안에는

엄마를 다시 일으켜 세운 시간들이

우주처럼 들어 있다.


작지만 큰 우주.


너는
두 번째 기적이 아니라,
내가 가장 바쁘고 가장 치열하던 날

나와 함께 걸어준 빛이었다.


고맙다.

2월 24일,

너의 탄생과 함께
그 시간을
행복으로 바꾸어 주어서.


- 캄이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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