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빛이 비춘다
잠시 머물다 사라지는
어렴풋한 모습
고요한 밤이 다가온다
불투명한 모습
미처 전하지
못한 말은 삼킬 수도 없다
미련한 나는
마음을 거두어들인다
차오르는 눈물을
눈꺼풀로 꾹 누르며
가만히 눈을 감는다
깨지 않을 긴 꿈이
나를 저편 어딘가로
데려다주길
그곳이, 나의 안식처이길
무던히 애쓰지 않아도
살아야 할 분명한 이유가
존재하는 곳이길.
나의 밤은 참 길고도 길다.
이유리 |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 조용한 마음으로 감정을 바라보는 사람입니다.이별의 순간, 따뜻함과 서늘함 사이에서 머무르며 떠나는 감정들을 오래도록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