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사람이 '모이면' 자연 발생하는 '정치'
: 서로 다른 인간이 공동체를 이루면 자연 발생하는 일
“정치는 영어로 Politics이고, 이는 그리스어로 도시국가를 ...” 이런 도입은 나보다 잘하시는 분들이 훨씬 많다. 대신 나는 가상의 세계를 상상해보자고 말하면서 시작하고 싶다.
사람 한 명이 있다. 사람 한 명이 세상을 살아가며 마주하는 여러 선택의 순간들에서 선택지를 혼자 고르는 것은 큰 문제가 없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선택을 하면 된다. 그러나 그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둘이서 함께 살아간다면, ‘타협’이라는 것이 필요해진다. 서로가 생각하는 ‘올바름’ 또는 ‘선호’는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인 만큼 타협에서 아주 큰 어려움을 겪진 않을 것이다. 중요한 문제는 제3자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사랑하는 사람과 했던 타협보다 완전한 타인과 타협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게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언제든 안 볼 수 있는 관계인 만큼 양보할 이유도 딱히 없다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이다. 나아가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는 만큼, ‘공동체’를 필연적으로 구성할 수밖에 없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점점 더 모여 공동체를 이루게 되면 타협의 난이도는 아주 높아진다. 이제 이들의 의견을 본격적으로 모으고 의사를 결정할 사람 또는 기구가 필요해진다. 혼자 또는 둘이서는 쉽게 나아갔던 배가 점점 규모가 커지면서 선장 또는 조타수를 필요로 하게 된 것이다. 우리가 익히 아는 정치의 시작인 것이다. 즉, 정치는 ‘서로 다른 인간’이 ‘공동체’를 이루면서부터 시작된다.
중고등학교에서 선출된 각 반의 반장과 부반장 임원들이 주기적으로 모여 학교의 중요한 의제를 논의하고 의사를 결정하는 학생회가, 대학교에서도 각 과를 이끄는 과 학생회, 각 단과대를 이끄는 단과대 학생회, 학교 전체를 이끄는 총학생회가, 국가 전체를 이끄는 입법부와 행정부가, 세계를 이끄는 G7은 모두 ‘서로 다른 인간’이 ‘공동체’를 이룸으로써 필요해진 기관인 것이다. 집안마다 다르지만 어떤 집은 매주 가족회의를 열어 중요한 사안을 공식적으로 처리하기도 하는데, 이 또한 정치이다. 심지어 한 명이 스스로 선택을 하는 과정도 내면의 천사와 악마가 싸우는 ‘아주 넓은 의미의 정치’라고도 할 수 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선택은 크게 두 선택지가 주어지며, 그 두 입장 사이에서 의사를 결정하는 일은 정치의 과정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정치와 법 교과서에서는 좁은 의미의 정치와 넓은 의미의 정치라는 개념을 가장 처음 배우게 되는데, 입법부와 행정부에서 국민에 의해 선출된 권력이 대의 민주주의를 행한다는 좁은 의미의 정치부터 일상적인 갈등 조정을 뜻하는 넓은 의미의 정치까지 우리는 위의 한 문단을 통해 쉽게 이해한 것이다.
: 정치를 이해하는 핵심 ‘진보와 보수’
이처럼 정치는 사안 하나를 두고 벌어지는 갈등을 조정하는 일이고, 이 갈등은 서로 다른 생각으로부터 시작된다. 즉, 서로의 가치관이 다르지 않으면 갈등이 발생하지도, 정치가 필요하지도 않은 만큼 정치의 핵심은 ‘가치관’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가치관은 웬만한 경우 진보와 보수로 구분된다. 따라서 ‘진보와 보수’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정치를 이해하는 데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