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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타이코노미 Apr 09. 2022

소유의 정의 – 1부

메타버스와 경제학 02 (1부)

소유란 무엇인가?


불가의 질문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경제활동의 기본은 교환이다. 물물교환, 돈과 물건의 교환, 돈과 권리(예를 들어 특허권)의 교환, 모두 소유권의 교환이다. 즉, 내가 소유하고 있는 것과 상대방이 소유하고 있는 것을 주고 받는 행위이다. 즉, “소유”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사회적 정의가 선행되어야만 교환행위도 정의할 수 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소유권은 배타적인 사용권과 매매권을 가지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메타버스의 성공을 위해서는 현실세계와 메타버스간의 경제행위 또는 교환행위가 존재해야 한다. 만일, 그러한 교환행위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메타버스는 실패한 Second Life(https://en.wikipedia.org/wiki/Second_Life)나 또는 고립된 인터넷 커뮤니티 또는 컴퓨터게임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이러한 현실세계와 메타버스간의 교환행위를 가능케 해주는 탈중앙화 재화로서 NFT가 주목받고 있다. NFT(Non-Fungible Token)은 그 자체로는 디지털 파일일 뿐이다. 그 파일 안에 가장 중요한 두개의 데이터는 Token ID와 Contract Address인데, 이 두개의 조합이 유일하도록 토큰을 만들어 탈중앙화된 장부에 소유자를 기록한다. 이 디지털 파일의 소유가 물리적 사물 소유의 증거가 된다면 이 디지털 파일은 영수증의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물리적 사물의 소유는 전통적인 소유권 정의에서는 배타적 사용권리를 보장한다.


그런데, NFT는 다양한 종류의 수정된 소유권(법적 용어로 “물권(物權)”이라 한다)을 만들 수 있다. 위에서 보았듯이 전통적인 소유권은 배타적 사용권과 매매권으로 구성되는데 (예를 들어, 배타적인 사용권을 다른 사람에게 허락한 것을 임대차(법적 용어로 용익물권), 매매권을 다른 사람에게 허락한 것을 담보권이라고 한다.), 수정된 소유권인 물권들은 종류가 제한되어 있으며, 각국의 민법에 따라 이런저런 제한을 받는다. NFT는 이러한 제한을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구체적으로는,  “물리적 사물 소유”권을 주지 않는 NFT도 있고, “사물의 소유”가 배타적 사용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경우들이 생기게 되었다. 더 구체적으로는 사용의 의미가 전통적인 의미에서 벗어나고, 이로 인해 소유의 정의 역시 도전을 받은 것처럼 보인다.


예를 들어, 2021년 마케팅업체 워너비인터내셔널은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등 한국 근현대 미술사 3대 거장의 작품”을 최초로 NFT 예술품으로 판매하겠다고 밝혔으나, 저작권자들은 작품의 NFT 자산화에 동의하지 않았다면 반발하였다. 워너비인터내셔널은 작품의 소유자(소유권자)에게 허락을 받았으니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고, 작품을 소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는 화가들의 유족들은 항의하여, 결국 이 판매는 무산되고 말았다. 쟁점은 작품의 소유자에게 NFT를 발행할 권리가 있는지 또는 저작권자에게 권리가 있는지인데, 현재 업계는 대체로 저작권자에게 NFT 발행 권리가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다른 예로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자주 인용되는 jpeg그림파일이나 또는 gif로 만들어진 짧은 동영상 클립을 지칭하는 인터넷 Meme이다. 정해진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고 때로는 정반대의 의미로 다른 그룹들에 의해 사용되기도 한다.



이 meme은 국민의 의도를 읽어 빠른 의사결정을 하는 윤석렬 대통령 당선자를 칭찬하는 의미로 사용하기도 하고, 새로운 정책이 윤석렬 당선자의 지지자들에게 해가 된다고 생각할 경우 비꼬는 의미로 사용하기도 한다.


Nyan Cat meme은 pop-tart라는 음식과 결합한 고양이를 배경으로 한 일본풍 신디사이저 뮤직비디오로, 2011년 유튜브에서 5번째로 많이 본 영상이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NFT는 디지탈파일일 뿐이다. 따라서 어떤 meme을 NFT로 만들어 팔았다 하더라도, 원래 meme의 소유권도 같이 넘어가는지 불분명하다. 그뿐 아니라 소유권을 가지고 있다 해서 그것이 배타적 사용권을 의미하는 지도 불분명하다.Nyan Cat만 하더라도 NFT로 만들어져 실제로 거래되었지만 독점적 사용권은 얻지 못하였다. 배타적 사용권이 없는 Nyan Cat NFT를 가지고 있는 개인과 Nyan Cat NFT를 가지고 있지 않은 개인에게 meme을 사용권이 똑같이 주어진다면, NFT의 가치는 어디에 있고, 또한 NFT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가에 관한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조금 더 자세한 법적 이슈들에 대해서는 문병순 연구위원의 연재글을 참조: https://metaecon.io/저장소/10531)


이러한 논란을 근거로 NFT가 사기일 뿐이라던지, 기존 경제체계에서 정의된 소유권과 너무 동떨어진 개념이어서 시장안착에 실패할 것이라던지 하는 주장들이 많다. 하지만, 넓은 의미로서의 소유권에 대한 정의가 문제가 될때마다 사회는 소유권의 정의를 더 정교하게 만들 기회를 가졌고, 문제들을 해결해 왔다.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방식의 소유권과 물권을 고안해 낸 NFT의 소유에 관한 문제에 대해 더 살펴보기 전에, 역사적으로 있어 왔던 (특히 근현대에 있었던) 소유에 관한 논쟁들을 (2부) 에서 알아 보겠다.


metaecon.io 에 연재하고 있는 글을 재게시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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