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년 전 대한민국 전통 발효차
찻잎 채취는 힘들다.
4월 29일 찻잎을 처음 채취했다. 두 잎이나 세잎의 연두색이다. 너무 보기 좋다. 20년 이상 자연에서 자란 녹차나무에서 채취했다. 그동안 방치해두어서 찔레꽃과 산딸나무 사이에서 어렵게 성장한 나무들이다. 그래서 찻잎 채취가 힘들다. 가시에 찔리고 언덕에 미끄러져야 한다. 때로는 엉금엉금 기거나 녹차나무에 걸터앉아 따야 한다. 몸은 힘들고 봄볓에 얼굴은 뜨겁다. 자연에서 크는 녹차나무는 2-3미터 크기에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다. 능률도 떨어진다. 2시간 동안 채취해도 조그마한 바구니 하나밖에 안된다. 녹차가 완성되기까지는 아직도 멀었다. 이렇게 채취하는 과정이 첫 단추이다. 덖거나 찌는 제조과정이 남아 있다. 나는 1200년 전에 우리 선조들이 약으로 활용했다는 청태전(떡차)을 만들 생각이다. 청태전은 1차 10분 정도 찐다. 2차로 떡처럼 만들어서 햇볕과 그늘에 한 달 정도 말린다. 3차는 숨 쉬는 항아리에 1년간 발효를 시킨다. 앞으로 어려운 과정이 남아 있다.
입하 전에 만들다.
찻잎을 따면서 드는 생각이다. 어린잎을 한 잎 두 잎 채취하여 모은 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힘들지 않은 동작 같지만 한없이 되풀이하면 손과 팔꿈치, 어깨에 통증이 온다. 어린잎만 채취하다 보면 더 큰 잎을 채취하고 싶은 욕망이 앞선다. 효율성만 생각하면 그렇게 하고 싶다. 좋은 차를 만들기 위해서 참아야 한다. 채취한 어린잎을 보면 너무 기분 좋다. 그냥 먹어도 좋을 것 같다. 어려운 과정을 거치는 것은 오래 보관하고 안정적으로 먹기 위한 것일 것이다. 입하 전에 만든 차가 좋다고 한다. 4일 후면 입하이다. 바쁘다. 내일도 찻잎을 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