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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무원 덕림씨 Sep 15. 2020

2년 차 공무원이 많이 듣던 말 '대충 해'

적극행정을 강조한 이유가 있었네...

공무원의 꿈! 현실은 어떨까?

  최근 코로나 이후 국가와 공무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많은 시민들이 실감하고 있다.  좋은 서비스를 받은 곳에서는 칭찬이 넘쳐나고, 조금만 잘못해도 아우성이다.  취업의 문이 작고, 안전한 직업을 선호하는 시대가 되면서 공무원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더 늘어나고 있다.  최근 공시생이 50만까지 늘어나고, 경제적 기회비용이 17조원이 된다는 통계도 있다.  

  

브런치 글 / 공시생 일기

   그런데 문제는 공무원이 되고 나서이다.  힘든 업무강도를 버티지 못하거나 위계적 관계가 남아있는 조직에 적응하기 힘들거나 낮은 보수를 경험하고 실망하는 층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 공무원의 경우 임용 3년 내 퇴사율이 5년 만에 4배나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브런치 글/9급 공무원 6시 퇴근 가능한가?

  최근 브런치 글을 보던 중에 9급 공무원으로 살아남기, 9급 공무원 정말 6시 퇴근하는가? 아픈 청춘 9급 공무원, 상상과 현실의 간극_공무원 회상기 등을 보면 이상과 현실에서 너무 큰 격차를 겪으면서 힘들어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일의 강도에 있어서도 출생과 사망처리, 기초생활수급자의 탈락 결정 문제, 등등의 일들이 대학 아니라 대학원을 졸업한 사람일지라도 능력이나 마음자세가 없으면 처리할 수 없다고 한다. 


이렇게 청춘을 오직 공무원이 되겠다는 꿈을 갖고, 어려운 난관을 이겨내고 합격하여 일터가 즐겁지 못하다면...이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넘기기엔  무리가 따른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가의 경쟁력이 지속 가능할까?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사실 나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리더십과 혁신, 공공역량 향상과정 강의를 하지만 신규공무원에 대해서는 아픈 과거가 있어 관심을 두지 안 했음을 솔직히 고백한다.  



2~3년의 고통보다 20~30년의 고통! 될 수 있어...

  10년 전으로 기억한다.  전남 공무원교육원에서 신규공직자 교육과정에 '선배공무원과 대화'시간에 지방행정달인이신 나를 초청하고 싶다 했다.  바쁜 일정이지만 승낙했다.  오후 1시 강의라서 오전 일과를 마치고 점심도 먹지 않고 그 시간을 이용해서 광주에 있는 교육원에 도착하여 강의를 시작했다.  200명 정도의 강의장에 들어섰을 때는 50%밖에 없었다. 나는 점심도 굶어가면서 왔는데... 아뿔싸.  너무 실망하여 뒤편 출입문을 잠궈라했다.  그랬더니 앞문으로 들어왔다.  앞문까지 닫으라 했다.  그리고 강의를 이렇게 시작했다.  


 '여러분! 2-3년 공무원 시험 준비하느라 고생 많았죠?  그러나 저 생각은 지금 어떤 생각을 갖고 출발하느냐에 따라 2-3년의 고통보다 더 긴 20-30년의 고통스러운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 신규공무원들의 실상을 들으면서 자꾸 그때가 생각난다.  사실은 앞으로 30년이 더 걱정되어서였다.


공무원 마인드 향상! WHY & HOW?

  코로나 사태가 있기 전에 한 지방공무원 연수원에서 '공무원 마인드 향상! WHY & HOW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신규공무원에 대한 강의를 한 적이 있었다.  강의 후 한 공무원이 나에게 장문의 메일을 보내왔다.  한줄한줄 읽으면서 감동했다.  메시지 내용은 공무원 되기 전의 생각, 공직생활 중에 듣던 말, 강의를 듣고 느낀 점, 지역을 윤택하게 할 수 있겠다는 다짐,  공무원에 대한 자부심과 감사 표시 등등... 그동안 내가 막연하게 가졌던 사고의 틀을 완전히 깼다.  신규공무원들은 사고가 다르다.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은 누구도 못 고친다.  일할 생각이 없다. 등등의 기존의 선배공무원들의 생각이 틀림을 확인할 수 있었다.  


2년 차 신규공무원이 메일로 보내온 장문의 강의 후기


공무원이 일할 때 부딪치는 7가지 딜레마

  생각을 가다듬고 신규공무원을 위한 커리큘럼을 몇 날 며칠 생각했다.  그리고 강의안을 다시 만들었다.   공무원이 되어서 갖게 되는 딜레마 7가지를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정리했다.  공직자의 친절은 어디까지일까? 공익과 사익의 균형점은? 주민이 요구와 욕구는 왜 다른가?  협업과 협력은 어떤 것인가?  미래가치와 민원이 대립될 때는 어떻게?  친절, 청렴, 적극행정은 혁신의 한수단이다.  등등으로...  


공무원이 일반사회에서 일하는 것과 다른 점들


신규공무원! 선배들이 먼저 안아주자

  많은 사람들은 공무원만 하겠다고 나서는 젊은 사람들을 걱정한다.  

안전한 공무원을 선호한다.  
힘든 일을 하기 싫어한다.  
미래 비전이 없다.
등등의 부정적인 말들을 많이 한다.  


  나의 생각은 다르다.  공공에 훌륭한 인재들이 많이 들어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 생각한다.  다만, 

적성에 맞는지?  
확고한 국민을 향한 봉사의 정신이 있는지?  
친절을 넘어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있는지? 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남이 장에 가니 나도 따라가는 것만 아니라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학습이 중요하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선배 공직자들의 가르침이다.  

적당히 해~ 중요한 것 아니야~ 나만 아니면 되지~ 등등은
소극행정의 전형적인 용어이다.  열정적이고, 창조적인 용어로 바꾸어야 한다.  
청렴해야 한다. 적극적으로 해보자.  창조적으로 해보자.  혁신해보자. ~~라고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때는 고통스럽고 힘들었지만 한지역을, 국가를 윤택하게 해 보겠다고 다짐했던 청춘들 아닌가?  이들의 꿈이 알찬 결실을 맺을 때까지 안아주고, 밀어주고, 함께해준다면 지역이 살고, 국가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다.  시민의 행복 또한 넘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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