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첫 콘서트
'뭘 망설여 바보같이 답답해 너의 태도. 그냥 좀 해도 돼 한 번쯤 미친 사람처럼. 나도 알아 나도 못 해. 말하면서 어이없어. 어려워 사는 게 아무것도 내 마음대로 안 돼.' 이 가사는 어반자카파의 get이라는 노래다. 이 노래를 1시간 반복재생하고 있다. 이런 귀한 노래를 가장 사랑하는 남편과 함께 들을 수 있음에 감사하다.
두 달 전, 남편과 어반자카파 연말 콘서트를 예약했다. 짜치게 사는 형편에 15만 원 정도 하는 콘서트를 볼까 말까 고민했지만, 1년간 열심히 산 우리를 위해 큰돈을 썼다. 그리고 어제 드디어 인생 첫 콘서트를 보았다. (남편과 나 모두 이 나이 먹도록 콘서트를 못 봤다.)
약 2시간 30분 정도 이어진 콘서트, 정말 솔직히 리얼로 15만 원, 아니 그 이상의 가치가 있는 공연이었다. 남편과 나는 너무 시끄러운 음악을 좋아하지 않고 그렇다고 축 처지기만 하는 음악도 좋아하지 않는다. 딱 그 중간의 느낌을 좋아한다. 그런 의미에서 어반자카파의 콘서트는 우리 취향을 저격했다.
뛰어난 가창력은 물론이고, 중간의 센스 있는 영상과 가수들의 입담, 적당히 신나는 노래까지, 정말 완벽한 무대였다. 이래서 15년이라는 시간 동안 정상에서 계속 활동 할 수 있구나 싶었다. 일할 때는 그렇게 안 가던 시간이 이 날은 어찌나 빨리 가던지 순식간에 2시간 30분이 지나갔다.
이 시간 동안 우리는 서로 같은 생각을 했다. 서로가 인생의 첫 콘서트인 만큼 색다른 경험을 한 것은 물론이고, 이런 귀한 공연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볼 수 있음에 정말 정말 감사했다. 한 해의 마지막 빅 이벤트를 같이 보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솔직히 어제 하루의 일정이 너무 빡빡해(새벽 6시에 일어나 수도권까지 갔다가 오후 5시쯤 집에 도착해 바로 콘서트장에 갔다는...) 콘서트를 보고 싶지 않았다. 집에 가서 드러눕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렇지만 이것도 추억이다 생각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저녁 콘서트에 갔다.
어제의 콘서트는 우리의 인생 첫 콘서트였고, 우리의 인생 콘서트가 되었다. 아마 힘들고 피곤한 상태여서 더 감동적이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평생의 동반자와 힘든 일과 즐거운 일을 모두 공유할 수 있다는 사실에 더 큰 무언가를 느낀 것 같다.
앞으로도 이 사람과 모든 것을 함께할 수 있기를 바라고, 그저 이 순간이 너무너무 감사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