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공모전이라는 게 사라질지도
이번 공모전을 준비하며 챗GPT를 처음 써보았다. 충격과 놀라움 그 자체였다. 공모전이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정말 뭐 먹고살지? 이 시대를 따라가면서 '나'라는 사람은 어떻게 중심을 잡고 살아가야 하나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오랜만에 공모전을 준비하고 있다. 3년 전, 퇴사를 하고 우연히 도전해 본 공모전에서 1등을 한 이후 돈이 궁하거나 심심할 때 하고 있는 취미(?) 중 하나이다. 주로 기획/아이디어 부문에서 농업 관련 주제를 다루는 공모전에 도전하고 있다.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하던 일과 많이 연관되어 이 쪽 부분만 노리고 있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챗GPT라는 걸 몰랐던 시절엔 사업목표와 전략, 추진일정, 예산(안) 등 모든 내용을 이 머리로 쥐어짜서 작성했다. 그러나 이제는 모든 사람이 쓰고 있고, 써야만 할 것 같은 '챗GPT'를 사용해 보기로 했다.
사실 챗GPT를 외면했었다. 남편은 진작 사용하고 있었으나, 아직 나는 사용하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한 번 쓰기 시작하면 숏폼처럼 중독될 것 같았고, 무엇보다 저 아이를 쓰기 시작하는 순간 생각이라는 것을 아예 하지 않을 것 같았다.
인간이라면 생각이라는 것을, 고민이라는 것을 해야 한다. 그러나 유튜브, 인스타, 그리고 숏폼이 나온 뒤로 집중, 몰입, 생각, 고민하는 힘이 약해졌다. 이제는 더 나아가 '챗GPT'라는 무서운 AI가 나왔고, 질문하는 사람이 제대로 고민하지 않고 이것을 사용한다면 더더더 생각하는 힘이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적어도 나란 사람은 그럴 것이기에 이 생성형 AI를 최대한 늦게 사용하고 싶었다.
그러나 이번 공모전에서 이걸 활용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사용할 것이기에, 내 머릿속에서 나오는 아이디어나 단어, 문장들이 GPT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수준보다 훨씬 낮을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쓰고 싶지 않았지만, 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도 최대한 고민하고 사용하리라. 아이디어를 나 스스로 구상하고, 내가 짜낸 전략에서 극히 일부만을 물어보리라 다짐하고 사용했다. GPT를 사용하지 않고 하루 꼬박 걸려 3페이지를 작성했다. 그리고 '아, 이것들은 물어봐도 되겠다'하는 것들만 물어보았다.
충격이었다... 한 문장 질문했다. 그랬는데, 거의 전문가 수준의 답변들이 줄줄 나왔다.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전에 회사에서는 이 만큼의, 이 수준의 보고서를 작성하려면 일주일은 걸릴 것이었다. 아니, 애초에 내 머릿속에서 나올 수가 없었다.
이걸 쓰고 어떻게 중독이 안될 수가 있을까? 이 정도면 공모전을 5개 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 애초에 공모전이 필요가 있을까? 더 나아가 전에 다녔던 회사는 곧 없어지지 않을까? (퇴사하기 잘했다.) 남편이 사용하던 것만 보다가 내가 직접 궁금한 것을 질문해 보니 남편이 왜 그렇게 놀라워했는지 알 것 같다. (물론 지금은 당연하게 사용한다.)
이번 공모전을 준비하며 챗GPT를 처음 써보았다. 충격과 놀라움 그 자체였다. 공모전이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정말 뭐 먹고살지? 이 시대를 따라가면서 '나'라는 사람은 어떻게 중심을 잡고 살아가야 하나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최대한 늦게 사용하고 싶었으나, 그럴 수 없는 환경과 시대에 왔고, 그럼 나는 여기에 어떻게 적응해 나아가야 하는가? AI에 잡아먹히지 않고 나라는 주체를 지키면서 AI를 잘 사용하려면 어떤 것들을 키워야 하는지... 두렵고 신기하고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대지만, 내일을 잘 살아가기 위해, 앞으로의 세상에 잘 적응하기 위해 어떤 것들을 함양해야 하는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