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nks for Youtube & Algorithm
요즘 내 귀는 1분 1초도 쉴 틈이 없다.
씻을 때, 밥을 먹을 때, 운동할 때, 운전할 때, 잠깐 설거지하는 그 짧은 시간까지도 성공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내 뇌를 부지런히 코칭해 준다. 가만히 있어도 나를 강하게 만들어주는 느낌이 든다.
진짜 좋은 세상 아닌가. 세계적인 부자들이나 대단한 전문가들을 방구석에 앉아 1.5배속으로 만날 수 있으니 말이다. 내 유튜브 알고리즘은 눈치도 빠르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어떤 말에 안심하는지를 기가 막히게 안다. 가끔은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것 같다.
최근에는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인터뷰 영상을 자주 돌려보고 있다. 이미 AI와 FSD 자율주행은 우리 삶에 들어왔고, 로봇이 일하고, 우주에 데이터센터 짓고, 사람은 기본소득을 받게 될 거라는 이야기들.
듣고 있으면 그 미래가 당장 도착할 것 같은 설렘과 불안이 동시에 든다. 물론 그 잘난 로봇과 AI가 빠르게 진화하는 동안, 나는 그 얘길 들으며 설거지를 직접 하긴 하지만 말이다. (세탁, 청소, 설거지는 언제부터 로봇이 대신 해주려나...)
아무튼 유튜브를 켜면 억만장자의 아침 루틴, 재테크 비결 같은 ‘쓸모 있고, 효율적인’ 영상들만 알아서 내 앞에 쫙 깔아준다. 에어팟 너머로 들려오는 그들의 확신에 찬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가만히 있어도 내가 꽤 성실한 사람처럼 느껴진다. 지금도 내 귀에는 알고리즘이 골라준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 흘러나온다.
굳이 내가 뭘 찾으려 애쓰지 않아도 세상은 알아서 나한테 필요한 지식을 입 앞까지 배달해준다. 나는 그냥 앉아서 받아먹기만 하면 된다. 시스템이 알아서 나를 더 똑똑하고, 더 효율적인 사람으로 실시간 업데이트해주고 있다는 느낌. 그게 주는 안도감이 생각보다 꽤 쏠쏠하다.
딱히 내 머리를 쓰지 않아도 지식은 계속 쌓여가고, 나는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된 것 같다. 이 매끄러운 흐름 속에 있으면 적어도 지금만큼은 불안할 틈이 없다. 그래서인지 요즘엔 친구들이 종종 나한테 묻는다.
“너는 어떻게 그렇게 많이 아는 거야?”
“요즘 뭐 공부해?”
그럴 때마다 나도 모르게 내가 조금은 앞서 나가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들은 이야기들을 친구들에게 하나씩 알려준다. 어디서 들었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은 채로.
그렇게 몇 마디 덧붙이고 나면 괜히 뿌듯해진다. 오늘도 나는 조금은 더 성장한 사람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