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건가? 외로운 건가? 아픈 건가?
일하는 중 엄마와 통화를 했다. "딸! 딸이 없으니 심심해." 엄마는 친구가 거의 없다. 가장 친한 친구가 딸인 나다. 그 딸이 차로 2시간 넘게 달려야 하는 곳에 떨어져 있으니 심심할 만도... 이럴 때면 나도 괜히 쓸쓸해진다. 그만하고 안락한 엄마 품에서 쉬고 싶어 진다. 그러나 이런 감정은 이성적이지 않기에, 곧 없어질 감정이란 걸 알기에 그냥 무시한다.
오늘은 일요일, 주말근무가 아닌 그냥 출근하는 날이다. 빵집에서 일하게 된 뒤로 주말과 평일이라는 개념이 사라졌다. 여유롭게 가족들과 빵을 사러 오는 손님들, 그들을 위해 더 바삐 돌아가는 빵집. 분주히 움직이고 난 후 잠깐의 통화. 나를 보고 싶어 하는 엄마 목소리.
심심하단다. 딸이 없어서. 엄마는 남들보다 외로움을 더 잘 탄다. 인간이 평생 느끼는 감정이 외로움이라지만 엄마는 유난히 심하다. 그에 비해 나는 외로움을 잘 버틴다. 그냥 그 감정을 받아들인다. 외롭고 쓸쓸해도 "아, 지금 외로운 감정을 느끼고 있구나."하고 내 할 일을 해 나간다.
그러나 나를 낳으신 어머니는 그게 잘 안 되신다(외로움을 버티는 능력은 유전이 아닌가 보다). 그걸 누구보다 잘 알기에, 죄송하고 괜히 마음 한구석이 아려온다. 멀리 떨어진 이곳에서 딸내미가 해 줄 수 있는 건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뿐. 그뿐이라 더 슬프다. 이럴 때면, '위에 언니가 있었으면'하고 되지도 않는 바람을 가져본다.
일요일 저녁, 비가 살짝 온다. 내일의 빵을 굽기 위해 조금의 휴식을 취하고 있다. 아무도 없는 정사각형 원룸에서... 쓸쓸하지만 버텨본다. 또 할 일들을 해나간다. 계획을 세우고, 글을 쓴다. 예고 없이 가끔 찾아오는 이 감정, 아마 서른이 돼도, 마흔이 되어도 아플 것 같다. 그쯤 되면 더 잘 버텨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