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치기 부산여행
제빵기능사 실기 접수를 위해 휴무까지 썼다. 정확히 10시에 접수... 를 했는데, 부산까지 가게 되었네? 대구광역시에 이 한 몸 시험 볼 자리가 없었다(정확히는 내가 느렸다). 본가인 전주에도 남자친구 집 근처인 창원에도 내 자리는 없었다.
이로써 오늘 왕복 4시간을 달려 부산까지 다녀왔다. 진짜 제빵사가 되기 위한 자격을 얻기 위해.
지난 1월 제빵기능사 필기에 합격한 후 실기 시험을 남겨두고 빵집에 취직했다. 학원을 다니고 있었지만 빵집 일정과 맞지 않아 휴강 신청을 했다. 그로부터 5개월 뒤 실기 시험에 다시 도전하기 위해 수업 신청을 했다. 두 달 과정으로 평일 두 번, 총 20과목을 수강해야만 하나 역시나 일정상 겨우 4번밖에 나갈 수 없었다. 일은 계속해야 하고 자격증은 따야만 하는 상황. 어쩔 수 없이 유튜브로 공부하기로 결심했다.
약 2주간 퇴근 후 유튜브로 실기 공부를 했다. 실기는 반죽부터 발효, 둥글리기, 성형, 굽기를 모두 직접 해야 하는 시험이다. 때문에 10분짜리 짧은 영상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별다른 공부 방법이 없는 상황이었기에 학원에서 익힌 감과 영상을 믹싱해 이미지 메이킹을 계속했다. 빵집에서도 시험과목과 겹치는 빵들은 내가 전담했다. 모카빵(찢어진 모카피), 소보로(떡진 소보로 앙금), 단팥빵(느려 느려), 식빵(그나마 괜찮음) 등. 시험 며칠 전에는 퇴근 후 남아서 나머지 빵들의 성형작업을 연습했다.
시험 당일인 오늘 빵집 동생에게 빌린 위생복과 빵집에서 가져온 준비물을 바리바리 싸들고 부산으로 향했다. 바다 없는 부산으로 가는 기분은 긴장 그 자체. 시험 시작 시간은 12시 반. 그전에 도착해 노트를 한 번 싹 보고, 위생복과 위생모를 맛깔나게 입고 흰 앞치마를 이쁘게 둘러줬다. 제발 쉬운 과목이 나오기를 바라면서.
오랜만에 느껴보는 이 긴장감. 시험 안내가 이루어지고, 시험이 시작되었다. 정말 다행히도 성형이 간단한 풀먼식빵이 나왔다. 첫 스타트는 개량. 시간 내에 끝내야 하기에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작업했다. 그렇게 반죽, 발효, 분할, 성형, 그리고 굽기까지 약 4시간에 걸친 시험이 진행되었다. 오후 5시쯤 시험이 끝났다. 시험장 밖 부산은 비가 오고 있었다. 우선 대구행 전 근처 김밥나라에서 우엉김밥 한 줄로 굶주린 배부터 채웠다.
6년 만에 와 본 부산. 당일치기 부산 여행의 날씨는 흐림. 맛집은 김밥나라. 관광지는 국가자격시험장이다.
그나저나 제발 합격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