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인... 제발 그만하자
출근 전 아침을 활용해 '데일 카네기 자기관리론'을 읽었다. 마음에 와닿는 구절에 밑줄을 그었고,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자신의 영혼을 정복한 사람은 도시 하나를 정복한 사람보다 강하다.'
책을 읽은 지 30분 뒤, 나는 내 영혼에 처절히 굴복당했다. 차 미션이 나가버린 것이다.
재작년 11월, 출퇴근(당시는 회사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중고차를 구매했다. 한창 차값이 비싸던 때라 15년식 12만 km인 중고차를 9백만원에 주고 샀다. 이때가 처음일 것이다. 통장에서 거금이 나갔던 때가. 중고라 할지라도 첫 차라 기분이 좋지 않냐는 질문들... 내 대답은 'NO'이다. 우선 투자를 위해 모아둔 자금을 감가가 큰 차에 사용한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무엇보다 한 푼 두 푼 열심히 모은 돈이 한 번에 쓰윽 나갈 수 있다는 것이 허무했다. 살 빼는 건 힘든데, 살찌는 건 쉽다. 돈도 마찬가지. 모으는 건 몇 년이 걸리지만, 쓰는 건 하루면 끝난다.
그래도 이 아이(중고차) 덕분에 출퇴근이 수월해졌고, 주말에는 커피 마시러 외곽에도 나갈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 아이가 가장 잘한 일은 부동산 1호기를 매수할 때, 나를 데려다준 일. 어쨌든 이제는 차 없이는 이동이 불가능할 정도가 돼버렸다. 문제는 이 아이가 자주 고장이 난다는 것이다. 도로 주행 중 타이어가 찢겨 견인, 엔진이 나가서 견인, 배터리 방전, 엔진 교체 등. 이제는 끝일 줄 알았는데, 이번에는 미션이 나갔단다. 하... 긴급출동 번호 외우겠네. 완전 새 거는 3, 4백만원, 보통은 1백만원 짜리로 교체한다고 한다. 서비스센터에서 소개받은 공업사는 80만원에 해준다고 하여 바로 차를 맡겼다(솔직히 바가지가 아닌가 걱정된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가장 걱정되는 것은 돈이다. 이번에는 얼마가 들어갈까. 돈을 다시 어떻게 메꿔야 하나. 이렇게 계속 손대면 금방 없어져 버릴 것 같은 나의 소중하고 작은 머니들. 그리고 몰려드는 짜증 나는 감정. 정확히는 비참하고 구차한 감정. '얼마나 한다고 세상 무너질 듯한 걱정을 하고 있나. 한정된 예산 안에서만 언제까지 살아야 하나.'
20대 후반. 이쯤 되니 돈 들어갈 때가 많다. 솔직히 내가 감당할 수 있을지 없을지 걱정도 된다. 내가 하고 있고, 하려는 것들이 나한테는 사치가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들이 가끔 든다. 원인은 다 돈. 살면서 겪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자 수단은 돈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돈이 없으면 그때마다 이런 자괴감이 몰려올 것 같다. 이제 겨우 20대 후반인데 이 정도 돈 들어가는 것에 이렇게나 스트레스를 받다니. 이것이 바로 내가 돈을 많이 벌고 싶은 이유이다.
살면서 그 어떤 문제가 와도 돈 걱정 없이 해결하기 위해. 그깟 돈 때문에 비참해지는 기분이 들지 않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