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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또 Oct 04. 2023

오늘 반죽 첫 실수를 했습니다

바게트에 이스트를 안 넣었을 줄이야...

 믹싱할 때부터 느낌이 이상했다. 평소보다 2, 3분을 더 돌렸음에도 글루텐이 잘 잡히지 않았다. 어찌어찌 둥글리기를 하고 30분 후 분할. "엥? 왜 안 클까?"라고 말씀하시는 부장님. 그렇다. 오늘 나는 바게트 반죽에 이스트를 넣지 않았다. 반죽 첫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크지 않는 빵

 평소와 똑같은 하루였다(아니, 조금 늦잠을 자긴 했다). 7시 20분 빵집 도착. 물을 받고, 믹싱볼을 끼우고, 라텍스 장갑과 모자를 썼다. 쌀식빵, 호밀식빵, 우유식빵, 치아바타까지 순서대로 반죽을 쳤다. 9시쯤 숨 한번 돌리고서 바게트를 계량했다. 반죽에 어느 정도 익숙해져 특별한 긴장감 없이 반죽을 쳤다. 긴장을 해야 했었나? 바게트 계량에 이스트를 빼먹어 버렸다.


 잘만 계량한 줄 알았다. 물론 믹싱할 때, 평소와는 다르게 질은 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괜찮은 줄 알았다. 평소보다 2, 3분 더 돌렸음에도 글루텐이 잘 잡히지 않았으나, 괜찮은 줄 알았다. 왜? 계량은 똑바로 했으니깐(착각). but 믹싱 후 30분 후 부풀어야 할 빵이... 엥? 왜 안 부푸냐고?!


 경력 8년 차이신 부장님은 단번에 아셨다. 내가 이스트를 넣지 않았다는 것을. but 이때까지도 내가 뭘 잘 못했는지 몰랐다. 설마 계량 실수를 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부장님은 바게트 반죽을 조금 떼어 물에 넣었다. 이스트가 들어간 반죽은 가벼워져 물에 떠야 했다. 그러나 바닥에 그대로 붙어 있는 반죽. 떠오를 기미조차 없는 반죽이었다. 그렇다. 정말 내가 계량 실수를 하고 만 것이다.


 어쩌겠는가. 우선은 죄인이 되었다. 잘못한 것은 빠르게 인정하는 스타일이기에 바로 죄인모드로 변신했다. 사실 오븐 볼 때도 그랬고, 어느 정도 일에 익숙해지면 실수 하나를 꼭 하는 타입이라 스스로도 조마조마했었다. 나를 너무 잘 알기 때문에 긴장 풀어지지 않도록 매일 마음가짐을 다잡았어야 했거늘... 그러지 못했다. 이번 실수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라는 신의 뜻으로 받아들이겠다. 매 순간 처음인 것처럼 초심을 잃지 말자.




내일부터 다시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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