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연발
1) TV보다 눈이 마주 쳤다
내딸의 딸이 집안 거실을 차지하고 있어 TV를 본지 오래되었다.
내딸이 TV에서 나오는 빛이 유아에게는 좋지 않으니 TV를 보지말라고 해서였다.
집사람이 외출 나가서 혼자 내딸의 딸을 보고 있는데 거실에서 애기가 잠이 들었다. 챤스다.
볼륨을 0으로 맞춘후 넷플릭스를 이용하여 그동안 밀린 '최강야구'를 보았다.
야구게임이 엎치락뒤치락 하는 것이 오랫만에 보니 흥미진진 하였다.
한시간 정도 지난 것 같은데 느낌이 이상하였다.
내딸의 딸이 일어나 엎드린 상태에서 TV를 같이 보고있는 것이 아닌가?
급하게 리모컨을 찾아 껐더니 나와 TV를 번갈아 보더니 마치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이 '씩' 웃는다.
엄마와 할머니에게 이르지 말라고 내딸의 딸에게 당부했다.
2) 남은 분유를 원샷하다.
내딸의 딸이 3시간 간격에 에 맞게 잘먹던 우유를 몇일전에는 갑자기 입도 대지 않더니, 그 다음날은 모자란다고 더 달라고 한다. 들쭉 날쭉이다.
몇일전에도 점심때쯤 열심히 우유를 탔는데 아침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은지 찡찡대던 내딸의 딸이 우유병에는 입도 대지않고 먹기를 거절한다. 아내가 아침도 못먹고 아이에게 시달리다 보니 배도 고파 허기진 상태에서 내딸의 딸이 먹기를 거절하자 아깝다는 생각에 원샷을 해버렸다.
유당불내증 (소장에서 유당 분해요소인 락타아제가 부족하여 유당이 소화되지 않아 설사를 발생함)
아내가 저녁때까지 무려 6번의 화장실을 다녀오느라 탈진하여 내가 내딸의 딸을 하루종일 봐야 했다.
아기음식이라고 모두 순한게 아니다.
6개월이 지난후 이유식을 시작한다고 하였는데 처음먹는 것에 대한 거부감으로 아예 안 먹거나, 약간 먹고 토하기도 하였다. 백화점에서 바쁜시간 동안 나가서 사왔는데 아까우니 또 한번 먹어본다. 진짜 맛이 없단다.
나는 아예 안먹는다.
3) 텔레파시도 통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나와 내딸의 딸이 어느정도 텔레파시가 통하는 줄 알았다. 졸려서 안아주면 가슴과 가슴이 체온을 오가면서 편하게 자는 것을 보고 느꼈다. 배고픈지 아닌지도 쉽게 아는 것 같았다.
하지만 조금씩 개월수가 늘어가면서 이제는 통하지 않는다.
졸려해서 자장가를 불러줘서 기껏 재워서 뉘였는데 냄새가 나서 보니 '응아'를 한 상태였다.
졸린 내딸의 딸을 다시 깨워 씻긴 다음, 옷을 갈아 입히려고 뉘였는데 (즉 아직 기저귀를 차지않은 무방비 상태) 쉬를 해버린다. 주변이 한강이 되어 버렸다.
다시 일으켜 씻기고, 옷도 다시 갈아입히고.. 되돌이표 반복이다.
텔레파시는 무슨? 쥐뿔도 모르면서!
결국 생각해낸 것이 데이터 관리이다.
탁자위에 수첩을 넣고 기록하기 시작했다. 몇시에 일어나고 몇시에 우유 몇 ml 먹고....
밥먹을 때, 재울 때를 예측하는 것이 텔레파시보다는 잘 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