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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사회환경과 자동차(7)

중국은 면허 따러 고향 간다

by 좀 달려본 남자

[중국] 태어난 곳이 아니면 면허증 못 땁니다


2017년 중국연태 현대자동차시험장이 완성이 되면서 대학을 갓 졸업한 신입사원들이 대거 연구소로 입사하였다. 그동안 내가 담당하던 내구시험 관련 부분은 연구소가 있었던 북경에서는 1명만 연태로 이동하였기 때문에, 10명 중 나머지 9명은 모두 중국인 신입사원들로 채워졌다.


신입사원을 채용한 후 얼마 후 한국에서 중국연구소에 출장을 가서 차량시험을 하기 위해 시험차량들을 주행시험장으로 이동하려고 하는데, 신입사원들이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하고 차를 타지 않고 있었다. 한국주재원을 불러 물어보니 안타깝게도 북경에서 이동한 1명 빼고는 모두 운전면허가 없다는 것이다.

참! 나름 대학에서 졸업하면서 추천을 받아서 온 연구원들이었지만 군대를 가지 않고 얼마 전까지 공부만 학생들이었다 보니 운전은 해볼 시간이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아무리 인재확보가 중요하다고 해도 운전면허가 없는 사람들을 차량시험하는 팀으로 입사시키다니... 어쩔 수가 없어 대책강구가 필요하였다.


중국에서는 운전면허를 따기가 매우 어렵단다. 워낙 시험인원이 많이 밀려서 한번 떨어지면 6개월 정도 기다려야 하고, 자기가 태어난 성에 가서 운전면허 시험을 봐야지만 자동차 운전면허를 딸 수 있다. 연구소가 있는 염성시는 광둥 성인데 쓰촨 성, 허베이(하북) 성 등 다른 지방에서 온 신입사원들은 면허시험을 보러 다녀오려면 2박 3일 정도가 소요되는 큰일인 것이다.

차량시험의 기본은 운전인데.....

한국으로 돌아와 안 되겠다 싶어 이전에 중국주재원을 있다가 복귀한 운전에 능한 책임연구원을 중국연구소 3개월간 파견하도록 조치하였다.

이번에 입사한 신입사원들이 무슨 일이 있어도 빠른 시일 내에 한 번에 운전면허를 따게 하려고 사전에 충분히 운전연습을 미리 시키고 겸사겸사 차량시험에 필요한 특수 운전교육도 병행하기 위해서였다.


한국에서 파견된 운전교육 담당 책임연구원에게는 우선 연구원별로 처음에 운전능력 수준을 A, B, C등급으로 나눈 다음 운전교육을 시켜나가면서 매달 운전 수준이 어느 정도 진전이 있는지를 등급평가 결과로 보고하라고 하였다. 교육시키러 간 책임도 부담되었고, 면허를 따야만 하는 중국 신입사원들도 부담이 되었을 것 같았지만 진도가 객관적으로 보였다.

약 6개월에 걸쳐 우리 팀 관련 9명 중국연구원인 전원이 해를 넘기지 않고 면허를 취득하였고, 중국연구소 내에서 유일하게 가장 운전을 잘하는 팀이 되어 자긍심도 커지게 되었다.


사실은 승차감과 핸들링을 시험하는 연구원들이 운전을 가장 잘해야 하는데, 그쪽도 운전면허가 없기는 마찬가지 상황이었는데, 별도의 대책이 없었던 관계로 우리보다 한참 늦은 2년 후에나 운전면허를 모두 획득할 수 있었다.


이후에 한국에서 진행되는 학술대회에 논문발표등으로 중국연구원 역량을 키우려고 노력을 하였는데, 정치적 상황 때문에 중국판매가 어려운 상황이 되었을 때와 주변에 폭스바겐 연구소가 생기면서 우리 연구소에서 인원을 빼가는 일들이 있었지만 우리 부분에서는 이동이 적어 매우 고마웠었다.


한때 현대자동차그룹은 중국시장 판매시장 6%를 2010년 중반까지 기록하였는데 현재는 1%까지 하락을 하고 있어 아쉬운 생각이 든다. 지금은 거의 60% 이상의 생산차량을 해외수출로 돌리면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고, 올해 8월 중국전용 SUV전기차를 출시하면서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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