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미국자동차시험장(2)
미국자동차주행시험장 주변
미국 현대자동차 주행시험장은 L.A에 차로 3시간 정도 떨어진 모하비 사막 한가운데 위치해 있다. 인근 30분 거리에 우주왕복선이 착륙하던 에드워드공군 비행장이 있고, 시험장 바로 옆에는 모하비 공항이 있다.
이곳 모하비 공항은 매우 특이한 비행장으로 자동차주행시험장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곳이다. 새로운 비행기가 개발이 되면 이곳에서 문제가 없는지 시험비행을 하면서 개발시험을 하는 곳이다. 이곳 모하비 비행장의 또 하나 특징은 스카이다이빙 명소이다. 사막이라서 걸리적거리는 건축물이나 나무들이 없어 지상에 내려올 때 안전이 어느 정도는 확보된 곳이므로 매년 스카이다이빙 대회를 개최할 만큼 제법 유명한 곳이다.
에드워드공군 비행장 때문에 이 지역에서는 좀 더 상세한 기상정보를 얻을 수 있다. 미국주행시험장은 여름에 영상 40℃ 이상의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므로 플라스틱 부품들의 열변형 및 탈. 변색 시험을 진행하는 '폭로시험장'이 있다. 중동, 아프리카 및 남미 등 무더운 열대지방에서 차량에 장착되는 많은 플라스틱 문제를 이 시험장을 통하여 사전에 개선할 수 있었다.
시험장 인근에는 있는 모하비 시티는 인구가 약 15,000명 정도 된다. 모하비 시내에 가면 별다른 건물도 없고, "미국에도 이런 곳이 있나?" 할 정도로 집을 어설프게 꾸며놓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그냥 벽돌로 대충 테두리를 만든 집에 커튼을 치고 들어가 사는 사람들을 비롯하여, 멕시코에서 이민 온 사람들이 집단으로 나무로 만든 허름한 집에 거주하는 그냥 조그만 시골동네이다. 마을 맞은편 모래언덕에는 풍력발전기들이 차로 거의 한 시간을 가도 끝이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펼쳐져 있다. 미국 주행시험장에서 근무하는 내구시험차량을 운전하는 용역운전자들은 모두 이 모하비시내에 살고 있다. 이분들이 시험차량 운전을 할 때 규정대로 성실하게 진행하는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어 개발시험을 원만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미국 주행시험장에서 한국처럼 점심식사를 회사에서 제공해주지 않는다. 자기가 준비해서 알아서 먹어야 한다. 시험장 출장자들은 햇반과 라면을 가져서 점심때 이것으로 식사를 해야 한다. 시내까지 식당까지 가는데만 30분 이상이 걸리는 오지이기 때문이다.
이전 스모그란 단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푹 꺼진 분지인 L.A는 19060년대 공해가 너무 심하여 많은 사람들이 호흡기 질환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었던 만큼, 미국 법규와는 별도로 캘리포니아주만의 강력한 에미션 법규인 OBD2를 적용하여, 이 지역에 차량을 수출하려면 10만 km 주행 후에도 배기규제 법규를 만족해야 한다.
한국에서 주행하는 것과는 다르게 현지에서의 공기 중의 산소농도, 현지연료 상태, 현재날씨등 엔진에 많은 영향을 주는 보이지 않는 요인들이 있기 때문에 법규만족여부를 알기 위해서는 현지에서의 10만 km 이상 내구시험 검증은 매우 중요하며, 이 결과를 토대로 차량의 ECU (엔진 컨트롤 로직)를 튜닝한다. 따라서 모든 현대. 기아 자동차의 미국수출차량의 OBD2 내구시험을 이곳과 L.A에서 진행한다.
최근에 미국자동차시험장은 미래모빌리티시험장으로 새롭게 변신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진행해 오던 가솔린엔진 차량은 물론 최근에는 전기차량도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충전 시 고온의 영향등이 문제없는지 등을 확인한다. 또한 미래모빌리티의 하나로 UAM(도심형 항공기)의 개발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전기자동차로 운행하기 힘든 대형화물차를 현대자동차의 강점인 수소동력차량으로 개발하기 위한 "현대 수소트럭"을 개발하는 시험장으로 변신하고 있는 중이다. 여기서 개발된 수소트럭은 HMMGA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 전기차 전용공장)의 물류를 담당하게 된다.
항상 봄이 되면 한국뉴스에 미국주행시험장 인근소식이 들려온다. "L.A 지역에 몇 달째 화재가 계속되고 있다!"는 기사다. 처음에는 "사막에 웬 화재?"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현지에 와서 보니 엄청나게 넓은 건조한 사막지역에 아무것도 없는 게 아니라 무릎높이의 부시들이 자라고 있고, 바람까지 제법 강하게 부는 것을 생각해 보면 쉽게 불을 끄기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년 반복되고 있는 동해안지역 산불을 보면 유사하다는 생각도 든다.
10년 전에 봄에 출장 갔었을 때 주행시험장 인근까지 산불이 접근하고 있었는데, 불어오는 바람에 연기가 가득 찬 시험장은 앞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여서 정말 산불의 위력이 얼마나 큰지를 느끼게 하였다. 다행히 불은 시험장까지 번지지는 않고 다행히 꺼졌지만 그 당시 불난 면적의 엄청난 규모는 놀라웠다.
올해도 어김없이 주행시험장 인근에서 불났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내년에는 불 소식이 없기를....
"좀 달려본 남자는 현대자동차 연구소 엔지니어로 34년 동안 -40℃에서 50℃까지, 미국, 유럽, 남미, 중동, 중국, 러시아등 세계각국의 다양한 주행조건에서 실차개발시험을 진행하였다. 그동안의 시험경험들을 1) 자동차주행시험장, 2) 해외기후환경과 자동차, 3) 해외사회환경과 자동차, 4) 자동차엔지니어, 5) 미래모빌리티로 나누어 연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