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서
회사 내 부서장이 죽었다. 사유는 심장마비. 저녁에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자 나간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어찌 되었는지 연락 한 통 없이. 다음날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는 그가 걱정된 가족은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고 위치추적과 함께 갖은 노력을 다해 결국 그를 찾았다. 그러나 그의 영혼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진 못했다.
"죽는 것은 이미 정해진 일이니 명랑하게 살아라. 언젠가는 끝날 인생이라면 온 힘을 다해 맞서자. 시간은 한정되어 있기에 기회는 늘 지금이다."_니체
우리 회사의 부서장이 되기 위해선 족히 20년이란 시간이 걸린다. 우리는 상당시간 회사에 머물기 때문에 우리의 꿈은 가장 오래 머무는 곳에 머물기 마련이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소수의 자리를 갖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한다. 서로 도와야 하는 위치의 사람들도 경쟁하며 다른 사람을 깎아내린다. 남이 돋보이지 않아야 내가 돋보이는 법이니까. 그 모습을 관찰하다 보면 마치 이건 선악의 문제라기 보단 생존의 문제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너는 뭐 달라?' 소리의 근원이 없는 속삭임이 귓가에 들린다.
'아니, 나도 똑같은데 아주 조금만 달라.'라고 대답할 테다. 사람이 어떻게 다른가. 천지창조로 지어지든 빅뱅으로 태어났건 진화가 되었건 우리는 다 인간이라는 집합으로 표현되는데 말이다. 나도 밥벌이가 중요하고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오히려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 인생에서 선택하지 않은 결핍들이 주어졌던 순간 나를 도왔던 사람들에게 갚고 살려면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
그러나 결핍과 고통의 순간 나를 도왔던 사람들이 나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그것은 내가 선택하지 않았던 환경을 딛고 행복해지길 조금 더 웃길 바랬던 것이 아닐까? 그런 마음으로 기꺼이 돈을 내고 웃어주고 시간을 내며 괜찮다고 말하지 않았을까?
나 자신이 지독한 고통에 있을 때에도 나는 왜 남을 도왔던 걸까? 깊이 생각해 보면 나는 나를 닮은 사람들을 구하고 싶었다. 그들이 슬프지 않기를. 조금 더 웃고 안온하기를 바라면서. 그렇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자신이 행복해져야 한다. 나와 당신이 먼저."
'아, 그럼 너는 네가 가슴 뛰는 일을 하면서 살라는 거지! 그럼 우리 멋지게 회사에 사직서를 내고 네 가슴이 시키는 일을 하러 떠나보자는 거잖아.'
삐-
오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