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이 당신의 가족을 위협할 때

우리는 시스템을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가?

by 워너비미

5장 부록 – 홈플러스 회생절차와 점포 폐점의 현황과 구조적 배경


2024년 5월, 홈플러스는 회생절차에 들어간 이후 17개 점포의 폐점을 발표했다. 이는 해당 점포들의 임대료 협상에 실패했기 때문인데, 여기에는 보다 깊은 구조적 문제가 숨어 있다. 홈플러스는 사모펀드(M사모펀드)에 인수된 이후, 점포를 담보로 자산을 매각하고 단기 수익을 회수하는 전략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장기적 투자나 내실 있는 혁신은 뒷전이 되었고, 결국 회생절차라는 극단적 선택지로 이어졌다.

회생절차에 들어가면 기업은 기존의 채무나 지출 구조를 조정해야 하는데, 유통기업에서 가장 큰 부담 중 하나가 바로 ‘임대료’다. 대형마트는 많은 점포를 임차해 운영하고 있고, 월세와 유지비용이 매달 빠져나간다. 이처럼 매출과 관계없이 고정적으로 나가는 비용을 ‘고정비용’이라고 한다. 이 고정비용이 많으면, 매출이 조금만 줄어도 수익구조가 금세 무너지고, 운영 자체가 어려워진다. 그래서 회생절차에서 가장 먼저 손보려는 게 임대료인데, 임대인과 협상이 안 되면 점포를 닫을 수밖에 없다.

홈플러스 측은 고용을 최대한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폐점이 결정된 17개 점포에 대한 직원들의 고용 보장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특히 계약직이나 비정규직 노동자는 전환 배치가 쉽지 않아 실직 위험이 크다. 이러한 불안정성은 단순한 경영 위기가 아니라, 자본 회수 중심의 투자 구조가 남긴 후유증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회생절차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에 이르기까지의 경로가 문제였다. 기업이 지역사회의 고용과 유통 인프라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면, 회생은 단지 법적 절차가 아니라 [사회적 책임 구조의 붕괴 신호]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기업을 수익 구조로만 보지 않고, 그 기업이 속한 생태계를 어떻게 회복시킬 것인가]에 대한 구조적 설계다. 우리는 다시 묻는다. ‘누가 이 회복의 구조를 설계할 것인가?’

[1] 한국경제, '홈플러스 회생절차 돌입 후 17개 점포 폐점…임대료 협상 실패', 2024.05.15.
[2] 매일경제, '회생계획안에 고용 유지 명시했지만…폐점 확정 점포 직원들 불안 커져', 2024.05.16.
[3] 법무법인 태평양, '회생절차에서 임대료 감면 협상 실무', 기업법무 리포트,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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