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편
- 지나온 계절 속엔 무엇이 들어있나 -
저 둥근 보름달처럼 나를 채우던 벗이여
어찌 닿지 않는 그 먼 곳으로 떠났는가
사람 참 냉정하고 매정도 하지
소식 한 번 들을 수 없는 곳으로 갔는가
저 반달같은 웃음으로 나를 위로하던 벗이여
내 아직 그 밤의 이슬 한 방울 잊을 수 없네
그 낮의 막걸리 한 사발 여전히 붙잡고 있네
내 마음 이러할진대, 어찌 그리 야속하게 떠난단 말인가
마른 구름같이 내 쉼이 되던 벗이여
비 구름같이 내 마음 적시던 친구여
바삐 지나던 저 계절들에
우리의 시간들 꽃처럼 심어두었네
지나간 계절들이 다시 돌아올 때에
곳곳에 심어진 우리를 마주한다면
개구지던 웃음소리 들려주게
그리운 한숨 소리 한 번만 더 들려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