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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찰스 Dec 12. 2015

유서

사랑 편

- 유서 -


꼭 한 번쯤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우리 가족의 가족으로 태어나서 다행이라고,

아름다운 사랑 몇 번 하고 갈 수 있어 다행이라고,

좋은 장면 몇 개라도 가져갈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하고 싶은 이야기가 이렇게 적 않을텐데,

그렇다고 딱히 생각나는 이야기들이 많지 않네요.


낯선 곳에서 맞이하는 이별이 어쩌면 심심하기도 하고 어쩌면 외롭기도 해서, 굳이 한 마디를 꺼내자면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나를 사랑했고, 기억해 줄 모두에게.


그래, 작별의 인사는 고맙다는 말이 좋겠어요. 이 후의 캄캄한 어둠이, 혹은 찬란한 빛이 나를 감싸안는 동안에도 기억하려고 애써 볼게요. 내 삶을 만들어준 당신들을.


고마워요, 정말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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