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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찰스 Apr 23. 2016

나를 사랑해줘서 고맙습니다

사랑 편

- 나를 사랑해줘서 고맙습니다 -


생각이 나서 전화했어.
오늘은 세 번 생각이 나서 문자보내요.
네 생각이 나서 샀어.

이런 대답이 돌아오면 따뜻하고 부드러워져요,
갑자기, 온 세상이.

- 황경신, 「생각이 나서」 중.


언젠가 아버지 가게에서 일을 돕다가 잠시 한 눈을 판 탓에 상처를 하나 얻었습니다. 그녀에게는 비밀로 하고 싶었지만, 결국 벌건 멍자국이 생긴 가슴팍을 보여주게 되었죠.


그때 그녀의 표정을 나는 잊지 못합니다. 일순간 찌푸려진 미간과 얕은 탄식, 그 표정에, 작은 상처에도 아이의 부주의함을 혼내는 엄마들처럼, 따뜻한 관심과 완전한 사랑이 담겨있었기 때문이에요.


굳이 말로 꺼내지 않아도 전해져 오는 사랑. 이런 대단한 사랑을 하고 있었네요, 나는.


이제는 감격이 차오르던 그녀의 사랑에 보답할 길을 찾아야 해요. 몽글몽글 피어나는 봄처럼 아름다운 길을 찾아 그녀에게 손을 내밀며, 그 길이 끝날 때까지 함께 걷고 싶다고 말할 겁니다. 당신처럼 예쁜 추억들을 잔뜩 선물하겠다는 말도 빼먹지 않고 말이죠.


부디 응원해주세요.

그녀가 방긋 웃으며 내 손을 잡아줄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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