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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찰스 Jun 09. 2016

그 밤의 달 소리를 기억하며

이별 편

- 그 밤의 달 소리를 기억하며 -


거리는 온통 장밋빛이었고
세상은 그보다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나의 시들은 사랑과 희망의 언어로 넘쳐났다.
- 황경신, 「국경의 도서관」 중 


유난히 관심을 받던 영화 속에서 유난히 아름다운 육체를 보았다. 정말이지 황홀했다는 말로 표현할 만큼이나 아름답더라. 그 육체에 반한 역할을 맡은 배우의 표정은 필시 그것을 지켜보던 나의 표정과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너를 떠올렸다. 너와의 사랑은 저급한 탐닉의 그것이 아닌, 마음의 사랑이었으니 너의 육체 또한 그리도 아름다웠겠다. 그러니 내가 그 황홀경에 빠져 너를 탐했던 것 또한 딱히 이상하거나 가벼운 일이 아니었을 테다. 그 순간 무엇도 떠올리지 못한 채, 오직 너를 가지겠다는 욕심뿐이었으리라.


일생에 다시 못 볼 아름다운 당신이었다. 그토록 아름다웠던 당신을 나는 어떻게 놓아야 하는가. 무엇 때문에 나는 당신을 보지 못함에 있어 이리도 괴로워야 하는가. 그 밤의 황홀했던 달 소리를, 나는 어찌 잊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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