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그뿐인 이야기

이별 편

by 김찰스

- 그저 그뿐인 이야기 -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거야. 나는 그냥 널 좋아해. 그게 다야. 너도 날 좋아해줬으면 좋겠어. 그 뿐이야. 다른 건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아."


남자가 말했다.

정확하지 않지만 대략 그 정도의 고백이었다.


"그래. 고마워. 나도 네가 좋아." 여자가 대답했다.

그리고 "그런데, 안돼."라는 말이 더해졌다.


그 정도쯤은 남자도 알고 있었다.

그 이상을 바랄 수 없는 필연적 관계였으니

(여자에게 이미 사랑하던 사람이 있었다거나 뭐 그쯤의).


어쨌든 남자는 여자에게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함을 느끼고 있었고, 소유할 수 없음을 인정한 채 사랑의 감정을 전하는 일에만 힘을 썼다.


여자도 그 뿐인 남자를 좋아했다. 거칠었지만 따뜻하고 부드러운 사람이었고, 남자를 향해 웃으며 칭찬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들을 둘러싼 모든 것들이 변하지 않을 정도의, 그저 그 뿐인 감정들이 오고 간 시간은 겨우 넉 달. 그러나 가장 강렬하고 필사적인 사랑을 주고받은 넉 달이었겠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 시간에 마침표가 찍히자 남자는 기억 속 여기저기에서 여자의 잔상을 찾아낸 뒤 말한다.


"더 사랑하고 싶었어. 사실 그저 그뿐인 사랑은 사양하고 싶지만,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 그뿐인 사랑이라도 좋아."


그러나 여자는 더 이상 남자의 공간에 돌아오지 않고, 남자는 여자가 좋아하던 자세하고 따뜻한, 다정한 글을 전할 수가 없다.


애석하게도, 그저 그뿐이었던, 남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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