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의 4월이 갔다. 돌이켜보면 4월 한 달은 꽤나 다이내믹했다. 특히 주식시장이 그랬다. 트럼프 취임 이후 서서히 무너지고 있던 주식 시장은 4월 초반 급격히 무너졌다. 지수가 변동성 높은 개별주식처럼 며칠 동안 연달아 빠졌다. 내가 투자를 본격적으로 하게 된 것은 2022년쯤부터인데, 그 이래로 가장 큰 단기적 폭락장이라고 느꼈다. 그런데 4월 내내 떨어지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갑자기 하루아침에 지수가 10% 오르기도 했다. 4월 말로 갈수록 그동안 떨어졌던 주가가 회복되면서, 급기야 4월 한 달의 주가 변동은 소폭 플러스(+)로 마무리되었다.
여러모로 아니짜(Anicca), 무상을 떠올리게 하는 한 달이었다. 모든 것은 변하는 것이라는 진리. 하지만 주가 그래프의 골짜기 가운데에서 그 진리를 떠올리며 내면의 평정을 유지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주가가 폭락했을 때, 나는 주식을 빨리 처분한 사람을 부러워했고, 주식이라는 자산 자체에 대해 회의했다. 최근 몇 년간은 미국 주식 가격의 상승률이 서울 부동산 가격의 상승률보다 높았기 때문에, 집 사는 것에 투자할 돈을 아껴서 미국 주식에 넣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곤 했었다. 하지만 주식 시장이 폭락하는 가운데 시세가 도도히 상승하는 서울 부동산 시장을 보면서,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주식은 확실히 위험자산이라는 것, 그 사실 앞에서 그동안 확실히 좀 자만했다는 생각이 든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랬을 것이다. 미국 주식 가격은 역사적으로 꾸준한 우상향을 그려왔기 때문에, 나를 포함한 사람들은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낙관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단지 믿음이라는 것을 간과하고, 마치 진리처럼 생각하고 있었다. 모든 것은 변화하기 때문에, 어떤 것이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굳게 믿을 때 위기가 찾아온다. 주식 시장이 좋을 때, 금이나 채권과 같은 상대적 안전 자산의 비중을 늘려서 주가의 하락에 대비해야 한다. 그리고 반대로 주식 시장이 나쁠 때는, 공포를 딛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 머리로는 알고 있으면서, 실행은 잘하지 못했다. 듣거나, 읽어서 배운 것보다는 경험으로 배운 것이 효과적인 법이므로, 이 경험은 꽤 소중한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