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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하는 운동에 대하여

by 여립

최근 집에서 도보로 15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는, 크로스핏과 복싱을 함께 배울 수 있는 체육관에 등록했다. 이번 주 월요일에 등록해서 월, 화, 수, 금 총 4일을 출석했다. 등록할 때, 일단 한 달만 다녀보자는 생각으로 한 달치를 결제했다. 주 3일 운동할 수 있는 선택지는 17만 원이었고, 주 5일 운동이 가능한 선택지는 20만 원이었다. 주 3일이 적당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혹시나 이 운동이 나에게 잘 맞아서 주 5회를 나오고 싶어 할지도 모르는 가능성을 생각하면 3만 원 정도는 추가로 낼만 하다고 있다고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20만 원에 복싱 글러브 5만 원까지 25만 원을 내고 체육관에 등록했다.

이 체육관의 한 수업은 50분 동안 진행된다. 30분 정도는 크로스핏을 하고, 20분 정도 복싱을 한다. 크로스핏을 해본 것이 처음이기는 하지만, 이 체육관에서 하는 것이 과연 일반적인 크로스핏인지는 의문이다. 버핏테스트, 달리기, 스쾃, 윗몸일으키기, 팔 굽혀 펴기 등을 하는데, 체력훈련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적합할 것 같다. 생각보다 강도가 세서, 평소에 풋살과 러닝을 꾸준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힘들었다. 수업은 보통 열 다섯 명 내외의 사람들을 한 명의 강사가 이끄는 단체 수업으로 진행된다. 체육관은 그리 넓지 않기 때문에, 사람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꽤 좁게 느껴진다. 수강생들의 나이 분포는 꽤 다양해서 초등학생부터 중년까지 퍼져있다. 성별 또한 남성이 더 많지만 여성도 꽤 많은 편이다. 복싱은 약 10분 정도 새로운 패턴을 배운 후 남은 10분 정도는 수강생들끼리 짝을 지어 미트를 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나는 초보이기 때문에 3회 정도는 강사에게 1대 1로 기본을 배웠다.

4회 정도 수업을 진행한 소감은, 먼저 생각했던 것보다 꽤 힘든 운동이라 주 3회 정도 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는 것이다. 3일 연속 운동을 하고 나니 다음 날 회사에서 힘듦을 느꼈고, 다른 사람조차 왜 이렇게 피곤해 보이냐고 물어볼 정도였다. 왠지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라, 그날은 하루를 쉬었다.

이 체육관의 운동이 마음에 드는 이유들도 있다. 먼저 그렇게 비싸지 않다는 점이 있다. 여러 달을 결제한다면 다른 운동에 비해 꽤 저렴한 편인데, 단체 수업으로 진행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체육복도 대여해 주고, 맨발로 운동해도 되기 때문에 별도의 용품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글러브는 체육관에 두고 다녀도 된다. 언제든 정해진 시간에 근처에 있다면 편하게 올 수 있다는 심플한 점이 마음에 든다. 무엇보다, 동적인 운동이기 때문에 헬스 같은 운동보다는 재미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나의 경우에 한 자리에서 하는 운동보다는 뛰어다니면서 하는 운동이 더 재미있다. 경험 상, 운동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재미있는지 여부가 굉장히 중요하다.

내가 운동을 하는 이유는 체력이 곧 정신력이라는 사실을 느끼기 때문이다. 명상도 내 정신 건강에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경험 상 명상을 안 할 때보다 운동을 안 할 때 정신 건강이 더 위태로웠다. 그래서 물론 둘 다 하는 것이 좋지만 시간이 한정적일 때 나는 운동에 더 간절히 매달린다. 다른 지역으로 이사 가기 전까지, 이 체육관은 정신 건강을 위해 매달리는 동앗줄이 되어줄 것이다. 이 동앗줄과 나의 인연이 오래 지속되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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