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성향 알아보기 (2/5)
탕후루는 혼자 먹어도 되지만, 탕수육은 소 자도 부담스러워 선뜻 고르지 못하는 날이 있다. 그런 사이드 메뉴를 같이 먹어 주는 리더라면 충분히 믿고 따를만하지 않을까? ... 업무를 어떻게 하든 인간적으로 괜찮은 리더라면 그걸로 됐어,라는 것이 요즘 드는 생각이다.

사회 초년생일 때는 원하는 리더상이 분명했지만 지금은 누가 되었든 상대에게 맞춰 일하는 것에 익숙해져 버렸다. 그래도 성과 욕심이 생기는 업무를 진행할 때라든가, 마음이 조금 더 편한 스타일은 어떤 쪽인지를 중심으로 분석해 보았다.
참고글: 어피티 팀네넵의 칼럼 '나는 어떤 리더와 잘 맞을까?'
새해 첫 회의에서 리더가 다음과 같이 말한다고 상상해 보세요.
“이번 분기 목표는 SNS 팔로워 10만 달성이에요.
바이럴이 잘 되는 릴스 콘텐츠를 더 많이 개발해 주세요.”
신입 때는 명확한 목표를 던져 주는 리더를 선호했다. 주어진 사례가 정말 적절한 예시이다. 리더가 제시하는 목표를 그대로 받아 실행하고 성과를 내는 것. 어떻게 보면 수동적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다.
지금은 업무에 익숙하기도 하고 전체 프로세스가 눈에 들어오다 보니, 구체적인 목표가 주어지지 않아도 스스로 목표를 세워 운영하는 것이 마냥 어렵지는 않다. 노하우가 부족해서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말이다. 그래서 리더가 명확한 목표를 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래도 있으면 편한 것은 인정!
한편 이 부분은 회사의 규모나 직무에 따라 다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내 경우에는 정형화된 산업을 도메인으로 하는 회사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주어진 목표를 수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관리자나 대표가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쉽기도 하고. 하지만 스타트업, 또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업무가 많은 팀이라면 각 구성원의 다양한 의견이 중요할 테니 평등한 리더가 이끄는 것이 편할 수도 있겠다.
위계적인 리더와 평등적인 팀원 간 생각의 차이
리더: “왜 결정된 사안을 따르지 않지? 나를 리더로 존중하지 않나?”
팀원: “담당자는 나인데 왜 자꾸 중간중간 확인하려고 하지? 나를 못 믿나?”
중간 관리자로서 업무를 수행할 때 이런 경험이 종종 있던 것 같다. 나는 위계적인 쪽에 더 가깝나 보다.
반대 조합으로, 평등적인 리더와 위계적인 팀원의 속마음은 어떨지 상상해 보았다.
리더: "이런 것까지 내게 물어보지 말고, 주도적으로 진행하며 아이디어를 내줬으면 좋겠는데"
팀원: "업무 진척도 확인을 안 하시네. 프로젝트 진행과 성과 도출에 관심이 없나?"
조금의 편집도 없이, 내가 신입일 때 나와 상사의 관계를 그대로 적었다. 이렇게 보니 나는 정말 위계적인 시스템을 편하게 생각하는 사람이구나 싶다.
리더가 '책임자'라고 생각한다.
직급, 직책에 맞는 일의 내용과 범위가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격식을 갖춘 공식적인 상호 작용을 선호한다.
상황에 맞는 격식과 태도를 갖춘다.
리더의 확인을 받고 일을 진행한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리더의 결정이나 지시에 반박하지 않는다.
리더가 '조력자', '멘토'라고 생각한다.
일을 중심으로 역할을 유연하게 생각한다.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논의하는 것을 선호한다.
조직 내 변화와 예외적인 상황을 융통성 있게 수용한다.
주도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며 리더의 조언을 구한다.
의사 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나는 영락없이 위계적인 사람이다. 효율을 따지고 성과주의적이며 결과 중심적인 사람이라 그런 것 같다. 최소한의 규제로 성과를 내려면 분명한 R&R을 바탕으로 결과를 평가하는 것이 빠른 길이 아닐까. 마냥 좋은 방법이라 할 수는 없지만 책임 소재가 명확해야 뭐라도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리더를 책임자로 지정해 놓으면 그들은 본인이 욕먹기 싫어서 어떻게든 일을 끝내기는 하더라.
하지만 평등적 분위기에서 일하는 것 또한 나름의 장점이 있다. 오히려 많다고 볼 수도 있다. 내 경험에 빗대어 보자면 직위와 상관없이 주도적인 진행을 해볼 수 있었고, (항상 그렇진 않지만) 팀의 분위기가 유해서 긴장감이 덜 했다. 적절한 분위기의 회사와 구성원을 만났을 때 최상의 결과와 만족감을 주는 이상적인 시스템이라고나 할까.
결과적으로, 위에서 한 이야기와 같은 맥락인데 회사의 목표와 분위기에 따라 어울리는 성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성과가 중요하고 회사나 팀의 규모가 클수록 위계적인 시스템이 효율적이다. 도전적인 분위기이고 규모가 작을수록 평등적인 시스템을 시도하기 쉽다. 나의 짧은 사회 경험으로 내린 결론은 이렇다.
신입 때도 그렇고 지금도 여전히 위계적인 시스템이 편하다. 하지만 달라진 점이 있다면 다른 시스템에서도 불편해하지 않고 원활하게 일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각각의 장점을 즐길 수 있어서 좋다. 물론 내가 리딩하는 경우에는 책임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다소 위계적으로 업무를 요청한다. (ex. 내일 오후 @@시까지 xx업무 확인하고 yy 형식으로 전달 주세요...)
돌아보며 가장 많이 든 생각은, 신입이었던 내가 원글을 읽었다면 정말 좋았을 텐데...라는 것이다. 질풍노도(?)의 시기에 가장 크고 심각하게 고민했던 내용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면담을 거쳐 결국에는 잘 해결되었고 지금의 마인드를 장착하게 되었다는 좋은 결말로 끝났지만, 그 어렵고 복잡했던 과정이 글 안에 깔끔하게 담겨 있다. 타임머신이 있다면, 신입이었던 나에게 원글을 보내주고 싶다, 진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