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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찬 바람이 지난 후

폭풍의 끝

by 박바로가

세 찬 바람이 지난 후 / 로나 박


노란 국화가 살랑살랑 피어있고

코스모스도 가벼이 몸을 떨며

꿀벌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데

어디서 홀연히 나타난

남방부전나비가 바쁘게 날개짓하며

꿈을 꾸는가?


그 졸린 어느 오후

폭풍의 눈, 고요함

내리치는 비,

사정없는 바람의 방망이질


작은 나뭇잎 뒤에 매달려

호된 비가, 슬픈 비가

지나가길 기다리는 작은 나비

검고 하얀 막대사탕 같은

그 섬세하게 긴 더듬이이도

같이 세차게 흔들릴까?


세 찬 바람, 사나움

처음부터 고요함은 없었어

그래

끝내 삼킬 줄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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