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나간 호감
설익음 / 로나 박
그대의 이름이 문자속으로 사라지네
초조함에 문자를 재빨리 날리지만
설익은 성큼함이 문장호흡을 어지럽힌다
카톡 이름창에 사람들의 이름목록이 있다. 이 중에서 유독 신경 쓰이는 이름이 있다. 그 이름이 목록 하단으로 내려가는 것이 싫어 자신도 모르게 문자를 하게 된다.
실제로 이렇게 좋아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자신을 드러내고 싶고 마음을 보여주고 싶은 때가 있다. 내게 매력적인 사람이 찾아왔을 때이다. 빨리 친해지고 싶은 나머지 나도 모르게 성급해진다.
그런데 우리는 그리스 신화에서 다프네를 쫓아가던 아폴로의 일화를 떠올릴 필요가 있다. 결국 그녀와 잘 되지 못했다.
왜 일까? 그는 그녀에게 거리도 주지 않고 마구 쫓아 따라간다. 그 긴박한 거리 좁힘은 아폴로를 사랑에 빠진 연인이라기보다 다프네를 추적해 사냥하려는 사냥꾼처럼 보인다.
자신을 소유의 대상으로 짓누르는 상대는 무서울 수 있다. 서로의 거리 조절의 중요성은 “훅 들어오지마!”라는 말에서 잘 이해할 수 있다. 상대방이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불쑥 나타나는 것은 내 감정의 진솔함이라 포장해서는 안된다.
어쩌면 우리가 많이 설렌 만남에서 우리는 설익은 마음에서 상대방을 놀라게 할 수도, 얺잖게 할 수도, 도망가게 할 수도 있다.
그러니 문자 하나, 웃음 하나, 손짓 하나 모두 내가 좋아하는 상대방에게 여러 번 숙고해서 표현하는 것이 좋다.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