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의 일상

아기를 키운다는 것은...

by 박바로가

“우~~~앵~~~”

아이가 우는 소리가 폰으로 세차게 들린다. 제인은 슬립 가운을 추스리며 얼굴을 찡그린다.

“제~인! 매튜!”

침대 오른쪽에 있던 남자가 몸을 뒤척이며 짧게 외치고 몸을 돌아 눕는다. 그녀는 잠시 헝클어진 그의 머리와 넓은 어깨를 노려본다. 곧 제인은 시선을 거두고 서둘러 침실을 나선다.

“우~~~앵~~~”

침실 쪽 폰으로 들리는 소리와 아이 방에 있는 소리가 겹쳐서 더 크게 들리기 시작한다. 제인은 잠시 헝크러진 머리를 성급하게 좌우로 흔든다. 아이의 방에 도착하자 아이의 볼 주변이 빨갛게 익은 토마토처럼 부어있다.

“매튜!”

제인은 서둘러서 아이를 끌어안는다. 아이는 잠시 멈짓 울음을 멈춘다. 아이는 잠깐 동안 방안의 공기와 제인의 냄새를 동시에 맡는다. 아이는 다시 울기 시작한다.

“우~~~앵~~~”

제인의 얼굴도 달아오른다. 그녀는 잠시 머뭇거린다. 그러다가 퍼뜩 생각난 듯이 아이의 패드를 손으로 매만져본다. 그녀는 이제 아이의 몸을 훑어보기 시작한다. 그녀는 아이의 옷을 여기저기 들춰보면서 몸 곳곳을 살핀다. 잠시 후 그녀는 아이 방을 두리번 거린다. 그녀의 눈에 아이 방에 있는 시계가 눈에 들어온다. 그러자 그녀는 아이를 안고 방을 나가 주방으로 향한다.



주방에 들어온 제인은 주방문 맞은편에 커다랗게 설치된 찬장의 두 번째 칸에서 소독된 젖병을 찾는다. 아이는 계속 울고 있다.

“우~~~앵~~~”

아이의 얼굴이 더욱 빨갛다. 제인은 아이의 얼굴을 봤다가 다시 젖병에 집중한다. 그녀는 찬장 왼쪽에 있는 개수대 근처에서 전기포트를 찾는다. 그녀는 정수기를 황급히 지나쳐 개수대의 수도꼭지에서 포트에 물을 받는다.

“우~~~앵~~~”

그녀의 손이 빨라진다. 포트를 켜고 그녀는 다시 아이를 바라본다. 아이를 감싼 왼팔을 다시 조심스레 움직인다.

“우~~~앵~~~”

그녀의 얼굴이 더 빨게 진다. 포트를 보고 있지만 물은 아직 끓고 있지 않다. 그녀는 다시 찬장 쪽으로 발을 돌려 찬장 밑에 있는 카운터 위에서 분유를 집어든다. 그녀는 오른손으로 분유 포장지 안쪽의 개량 스푼을 꺼내는 것에 집중한다.

“우~~~앵~~~”

여러 번의 시도 끝에 가까스로 개량 스푼을 끄집어낸다. 그녀는 오른손으로 젖병 몸통을 분유 포장지 근처에 놓고 개량 스푼으로 분유가루를 조심스레 퍼낸다.

“우~~~앵~~~”

분유가루가 젖병 몸통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검은 색 카운터 위로 흩어지는 것이 더 많다. 그녀의 두 눈에 눈물이 맺히기 시작한다.

“우~~~앵~~~”




그녀의 눈가에 맺힌 눈물은 그녀의 볼을 타고 천천히 흘러내린다. 아이의 울음은 멈춤이 없다.

“우~~~앵~~~”

그녀는 분유를 넣은 젖병을 흔든다. 젖병 속의 액체가 움직이는 소리와 아이의 울음소리가 부엌을 메운다.

“철썩! 우~~ 철썩! 앵~ 철썩! 우~~ 철썩! 앵~”

2분30초 동안 그녀의 손목은 젖병을 흔들고 있다. 그녀는 이제 눈물과 콧물을 같이 흘리고 있다. 눈물은 그녀의 양 볼에 얼룩을 만들고 있다. 콧물은 조금씩 그녀의 인중을 따라 번지고 있다.

“철썩! 우~~ 철썩! 앵~ 철썩! 우~~ 철썩! 앵~”

그녀는 눈을 세게 찔끔 감았다 뜬다. 눈에 맺힌 눈물이 와르륵 쏟아진다. 눈물이 방울방울 부엌 바닥으로 떨어진다. 그러나 그녀는 코를 심하게 훌쩍이기 시작한다. 이제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오른손으로 젖병을 들어 햇빛이 들어오는 창가에 비춰본다.

“우~~~앵~~~”

그녀는 지긋이 30초 동안 젖병을 이리저리 흔들어본다.

“우~~~앵~~~”

그녀는 젖병을 카운터에 놓고 자신의 오른손 등으로 젖병의 몸통에 가져다 댄다. 그녀는 잠시 자신의 오른손을 몸 쪽으로 살짝 가져왔다가 다시 젖병에 오른손 등을 댄다. 두어 번 더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우~~~앵~~~”





그녀는 계속 코를 훌쩍이며 젖병을 잡아들고 아이의 입에 가져다댄다. 순간, 아이는 울음을 멈춘다. 부엌 가득 아이의 젖을 빠는 소리가 들린다.

“쪽, 쪽, 쪽, 쪽, 쪽”

규칙적인 소리가 들린다. 그녀는 코를 계속 훌쩍이며 아이가 젖을 먹는 것을 바라본다.

“제인?”

그녀의 등 뒤로 남자가 가운을 입은 채 그녀에게 말을 건다. 그녀는 순간 눈을 동그랗게 뜬다. 입은 살짝 벌어졌고 그 입안으로 콧물이 딸려 들어간다. 남자는 양미간을 찌푸리고 그녀를 잠깐 바라보다가 카운터에 있던 티슈를 뽑아 그녀에게 내민다.

“쪽, 쪽, 쪽, 쪽, 쪽”

그녀는 왼팔로는 아이를 안고 오른손으로는 젖병을 들고 있다. 남자는 다시 양미간을 찌푸리고 그녀에게 티슈를 내밀었던 왼손을 다시 거둔다.

“쪽, 쪽, 쪽, 쪽, 쪽”

그녀와 그 사이의 침묵을 아이의 젖을 빠는 소리가 채운다. 남자는 양미간을 모으고 잠시 그녀를 바라본다.

“잠깐만, 제인, 그대로 있어.”

그는 자신의 왼손을 뻗어 티슈로 그녀의 콧물을 닦아준다. 그 순간 그녀는 다시 눈물을 흘린다. 잠시 남자는 멈짓한다. 그는 다시 양미간을 모으고 그녀를 바라본다. 그녀는 흐느껴 울고 있다.




그는 아이의 젖병 속의 액체를 들여다본다. 그는 양미간을 모으고 잠시 멈짓한다. 그녀는 어깨를 들썩이며 운다. 그는 작게 한숨을 들이키고 그녀의 등 뒤로 가서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는다. 그녀의 볼에서 두 줄기 눈물이 마구 아래를 향해 달려 나간다. 그녀의 콧물도 마구 아래를 향해 달려 나간다. 그가 감싸 안은 팔위로 그녀의 눈물과 콧물이 범벅이 되어 떨어진다. 남자는 미간을 찌푸린다. 아이가 젖병을 빠는 소리와 그녀가 코를 훌쩍이는 소리가 부엌을 가득 채운다.

“쪽쪽, 훌쩍, 쪽쪽, 훌쩍, 쪽쪽, 훌쩍”

남자는 계속 미간을 찌푸리고 있다. 그녀의 눈물과 콧물은 계속 그의 팔로 쏟아진다.

“제인...”

그의 조용하고 허스키한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를 울린다. 그 순간 그녀는 등 쪽의 힘을 뺀다.

“존... 훌쩍”

그녀는 눈을 꼭 감는다. 눈물이 후두둑 재빨리 떨어진다. 그녀는 5초 후 눈을 뜨며 코를 훌쩍이는 것을 그만둔다. 그는 재빨리 그녀를 안은 팔을 풀고 티슈를 짚어 그녀의 앞쪽으로 몸을 돌려 그녀의 콧물을 닦아준다.

“존... 훌쩍”

그는 아이의 젖병 속에 있는 액체를 다시 확인한다. 그리고 나서 그는 그녀 쪽으로 양팔을 내민다.

“내가 안을게”






존은 그의 팔을 조금 주춤거리며 아이 쪽으로 뻗는다. 제인은 존에게 아이를 넘겨주면서 아이의 젖병을 거둔다. 그녀의 훌쩍임이 조금 잦아든다. 울음을 멈춘 아이는 숨을 편히 쉰다. 존은 아이를 안은 팔을 다시 고친다. 제인은 잠시 숨을 고른다. 세 사람 사이가 조용하다. 5분이 지났다.

“삐~~리~~~릭”

갑자기 핸드폰 알림이 들린다.

“삐~~리~~~릭”

제인의 숨이 가빠진다.

“존, 당신 핸드폰 알림이 울려.”

제인은 약간 목소리를 짜내듯 존에게 말을 건넨다.

“아!”

순간 존은 아이를 안은 팔을 제인 쪽으로 뻗는다.

“출근해야지?”

제인이 쥐어짜 듯 존에게 말을 건넨다.

“응”

존은 제인을 뒤로 하고 그녀 앞으로 바삐 걸어간다. 그는 부리나케 2층 침실 뒤 옷장으로 가서 옷을 갈아입는다. 제인이 부엌에 있는 동안 존은 샤워를 했기 때문에 옷만 갈아입고 거울을 바라본다.

“아침은?”

뒤늦게 올라온 제인은 매튜를 안고 그에게 물어본다.

“됐어. 가는 길에 커피 사서 마실게.”



제인은 매튜를 팔로 감싸 안고, 존이 집밖으로 나가 자동차를 타고 그녀의 시야에서 그의 차가 사라질 때까지 계속 창밖을 내다보았다. 마침내 매튜는 만족한 얼굴로 통통한 볼을 실룩거린다. 이제야 매튜의 천사같이 통통하고 붉으스름한 뺨이 아기답게 생긴 그의 고운 얼굴을 더 강조한다. 그는 새끈거리며 잔다. 제인은 조심스럽게 2층 계단을 따라 올라간다. 그녀는 자신의 침실 전에 왼쪽 복도 쪽의, 작은 창문이 나란히 피아노 건반같이 놓여, 햇빛이 따사롭게 들어오는 작은 방으로 들어간다. 2층 집 전체에 적막이 감돈다. 그녀는 잠든 매튜를 아기 침대에 조심스럽게 눕힌다. 그녀는 긴 한숨을 쉰다. 그리고나서 그녀는 아기 방의 작은 의자에 앉아 작은 창가에서 들어오는 햇빛을 쐰다. 그녀의 볼 위에 남았던 눈물자국이 마르면서 수분이 부족해 비틀려 말려들어가는 잎사귀같이 그녀의 볼을 비틀리게 했다. 강한 뒤틀림이 계속해서 그녀의 볼의 신경을 마구 건들이며 그녀의 몸까지 틀어지게 만든다. 그녀는 의자에서 일어나 홀린 듯이 욕실로 걸어 들어간다. 매튜를 낳으면서 살이 튼 흔적이 보인다. 그녀의 가슴은 예전보다 크고 젖몸살을 겪고 있다. 그녀는 가끔 매튜에게 수유도 해주지만 양이 많지 않아서 분유도 먹이고 있다. 그녀는 샤워기 물을 틀어 뒤틀려버려 쩌억 벌어질 것 같은 그녀의 뺨에 제일 먼저 물을 적신다. 따뜻한 물이 그녀의 몸을 감싸 내려온다. 뭔가 서럽고 외롭고 슬픈 기분이 따뜻한 물이 지나간 자리를 메워 싸며 그녀 심장 쪽으로 복받치듯이 올라온다. 그 낯 설면서도 강렬한 감정은 그녀의 약한 심장을 날카롭게 찢는다.




제인은 매튜를 팔로 감싸 안 듯, 자기 몸을 감싸 안는다. 따뜻한 물이 자신의 몸에서 날아가면서 그녀 몸에 한기가 찾아든다. 그녀는 욕실 쪽에 걸려진 수건 하나를 잡아 자신의 몸을 대충 닦고 욕실에서 빠져나와 침실로 들어선다. 집안이 고요한 만큼 그녀는 몸이 더 떨린다. 그녀는 자신의 체온을 지켜려는 듯 더 세게 자신의 몸을 자신의 팔로 세게 감싸 안는다. 몇 시간이 지났는지 모른다. 침실에서 전화가 울린다.

“삐링, 삐링, 삐링”

그녀는 전화소리를 무시하고 싶었지만 매튜가 깰까봐 거의 반사적으로 전화수화기를 낚아채듯 신경질적으로 전화를 받는다.

“제인?”

굵직한 존의 목소리가 수화기 넘어로 들려온다.

“점심은 먹었어?”

제인은 목청을 조심스레 가다듬는다.

“아...니...”

그녀는 쥐어짜듯 힘들게 대답한다.

“아침은 먹었어?”

그녀는 존의 질문에 마지 못해 답한다.

“아...니...”

“내가 집으로 뭐라도 배달시켜 줄까?”

그녀는 양미간을 모으고 바짝 타는 입을 가까스로 축이며 간신히 대답한다.

“아...니...”






수화기 넘어 존의 목소리가 다급해진다.

“스윗티... 요새 너무 야위었는데”

그녀는 다시 한번 양미간을 모으고 더욱 힘을 주어 짜내듯 존에게 대답한다.

“괜찮아... 내가 알아서 먹을게...”

존은 수화기 너머 제인의 목소리가 머뭇거리면서 점점 약하게 잦아드는 것을 느낀다.

“알았어... 이제 일하러 가야겠어! 있다가 봐!”

그가 먼저 전화를 끊었다. 제인은 순간 울음이 복받친다. 하지만 그녀는 윗니로 아랫입술을 세게 베어 물며 울음을 참아낸다. 다시 양 손을 엇갈려 자신의 윗팔 쪽을 X자로 잡고 햇빛이 드는 창가 근처의 침대 위에 앉는다. 식욕도 없다. 배고픔이 느껴지지 않는다. 의욕이고 작은 움직임이고 어느 하나 그녀의 다음 동작을 만들어내는 것들이 전혀 그녀에게 작동하고 있지 않다.

“띵동!”

현관 벨이 울린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재빨리 일층으로 뛰어내려간다. 그녀는 두 번째 벨이 울리기도 전에 신경질적으로 현관문 도어를 확 잡아당겼다.

“누구...세요?”

갑자기 몰려들어오는 햇빛 때문에 그녀는 순간 현관문에 선 상대방이 누군지 바로 알아보지 못한다.

“제인!”

제인의 어머니인 이자벨이다.



“엄마!”

제인은 자신도 모르게 이자벨 품에 덥썩 안긴다. 이자벨은 그런 그녀가 측은했는지 자신의 오른손에 있던 짐을 재빨리 아래로 놓고 자신의 딸을 와락 감싸 안았다. 매튜가 태어난 이후로 이자벨은 제인을 거의 만날 수가 없었다. 이자벨은 가구 사업 때문에 잠시 미국의 시애틀로 내려가서 일을 보고 있었다. 제인이 매튜를 출산할 때 같이 있어주지 못했고 그 대신 존의 어머니인 새라가 제인의 출산을 도왔다.

“엄마!”

제인은 이자벨 품에서 흐느껴 운다. 이자벨은 그녀의 오른쪽 어깨를 안고 땅에 내려놓았던 짐을 왼손으로 들고 딸과 함께 집안으로 들어선다. 집안은 적막하다. 현관 맞은 편의 부엌이 이자벨의 눈에 단번에 들어온다. 그녀는 부엌 카운터와 바닥에 여기저기 분유가 흘려진 것을 본다.

“제인! 자, 여기...”

이자벨은 왼손의 짐을 현관 근처에 살짝 내려놓고 자기 윗옷의 왼쪽 주머니에 있던 손수건을 찾아 제인 쪽으로 내민다.

“엄마...흑흑...”

“그래... 그래... 엄마가 미안하구나... 같이 있어주지 못해서 미안해...”

제인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고 이자벨의 사과에 조금 진정했는지 고개를 끄덕인다. 이자벨은 딸의 두 손을 꼭 잡는다.

“첫 애라서 그래... 엄마가 이제부터는 자주 올게... 걱정하지마!”

이전 01화그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