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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Aug 28. 2022

마지막 등교맞이 하던 날


8월 23일 개학을 하였다. 개학식하며 학생들에게 작별 인사도 하였다. 그동안 책을 읽어주며, 교문에서 등교맞이를 하며, 교실에서 수업을 하며 정이 많이 들었는데 헤어져서 많이 섭섭하다고 했다. 함께해서 너무 행복했다고. 이제 떠나지만 꿈을 이뤄 초등학교의 멋진 선배가 되어 달라고도 했다. 세상을 밝히는 빛과 음식을 만드는데 없어서는 안 될 소금처럼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 달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늘 이야기하는 2학기에도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며 행복한 학교생활되라고. 말하면서 눈물이 핑 돌았다.


작별은 언제나 슬프다. 담대하려고 해도 늘 안된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니 어쩔 수 없다. 등교맞이를 하러 교문에 나가야 하는데 발걸음이 떼어지질 않는다. 그래도 얼굴 보고 작별 인사를 해야 할 것 같아 목요일에 나갔다.

등교하는 학생들이 앞에 와서 우리 학교 인사말로 인사한다.

"사랑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방학 동안 키가 훌쩍 더 자란 것 같다.

1학년 학생이

 "안녕히 가세요."라고 말한다.

4학년 학생이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5학년 학생이

 "건강하세요."라고 말한다.


인사하며 자꾸 허공을 본다. 눈물이 나오려는 마음을 숨기려고 한다. 어느새 목소리가 잘 안 나와 고개만 숙인다. 손편지를 써 왔던 시원이가 와서 덥석 안는다. 20분 동안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전교생과 작별인사를 한번 더 했다. 우리 학교 학생들이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꿈을 꾸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며 마음이 따뜻한 사람으로 자라길 응원한다. 마음과 몸이 모두 건강하게 잘 자라길 기도한다.



어제 따뜻한 톡 문자를 받았다.
내 일처럼 기뻤다.

교장선생님~ '반가운 귀한 손님'이 기쁜 소식을 물어다 주었나 봐요~

ㅇㅇ이가 영재고에 3차 최종 합격을 했습니다!!
교장선생님도 기뻐해 주실 거 같아서 즐거운 주말 노크드렸습니다~^^

ㅇㅇ이가 2년 동안 전교 임원을 하며 경험한 것들이 중학교에 가서도 교우관계나 학교생활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특히 교장선생님께서 항상 격려해주시고 칭찬해주신 기억들이 ㅇㅇ이에게 큰 힘이 되었던 거 같아요. 모두 교장선생님 덕분입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교장선생님과 함께 한 ㅁㅁ초 전교 임원 출신들이 다들 중학교에 진학해서도 ㅈㅈ이는 ㅁㅁ중에서 전교회장 하고, ㅅㅅ는 2학년 첫 시험에 올백 맞고~ ㄹ이도 야무지게 중학교 생활하면서 모두들 훌륭하게 잘 성장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드립니다~^^

엊그제 교장선생님 뵙고 인사드릴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감사했습니다.
월요일 퇴임식도 행복하게 잘 마치시고, 저는 브런치 글을 통해 항상 뵙겠습니다.
종종 안부인사드릴게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매월 전교 학생회 회의가 끝나면 교장실에서 전교 회장단을 만나 회의 결과, 건의사항 등을 점검하고 회장 선거에서 공약한 사항들을 점검하곤 했다. 꿈도 이야기하고 리더의 마음 가짐, 나눔에 대한 이야기 등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다.  자연스럽게 나눈 이야기가 칭찬과 격려가 되어 중학교 학교생활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하니 듣는 내가 더 기쁘다. 잘 자라준 졸업생도 너무 기특하다.



월요일에 학부모회 임원들이 많이 오셔서 퇴임을 축하해주고 가셨다. 함께 꽃심기도 하며, 방역도 도와주시며 학교의 어려움도 함께 공유하며 학교를 많이 응원해주신 분들이어서 정이 많이 들었다. 지난 이야기도 하며 이제 작가라고 불러 달라는 말씀도 드렸다. 그 후 몇 분이 브런치 글을 읽어 주고 계시다.


이제 월요일 퇴임식 때 교직원 작별 인사만 하면 퇴직이 마무리된다. 퇴임식을 따뜻하게 마치고 새로운 길을 향해 나아가리라. 우리 학교 학생, 학부모, 교직원이 모두 코로나를 잘 이기고 건강하며 행복하길 기도한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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