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님의 '10월의 기도'
10월의 기도
이해인
언제나 향기로운 사람으로 살게 하소서
좋은 말과 행동으로 본보기가 되는
사람 냄새가 나는 향기를 지니게 하소서
타인에게 마음의 짐이 되는 말로
상처를 주지 않게 하소서
상처를 받았다기보다 상처를 주지는 않았나
먼저 생각하게 하소서
늘 변함없는 사람으로 살게 하소서
살아가며 고통이 따르지만
변함없는 마음으로 한결같은 사람으로
믿음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게 하시고
마음에 욕심을 품으며 살게 하지 마시고
비워두는 마음 문을 활짝 열게 하시고
남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게 하소서
무슨 일이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게 하소서
아픔이 따르는 삶이라도 그 안에 좋은 것만 생각하게 하시고
건강 주시어 나보다 남을 돌볼 수 있는 능력을 주소서
10월에는 많은 사람을 사랑하며 살아가게 하소서
더욱 넓은 마음으로 서로 도와가며 살게 하소서
조금 넉넉한 인심으로 주위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 있는 마음 주소서
무슨 일이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게 하소서
아픔이 따르는 삶이라도 그 안에 좋은 것만 생각하게 하시고
건강 주시어 나보다 남을 돌볼 수 있는 능력을 주소서
유 시인은 제법 긴 호흡으로 시상을 전개할 줄 아는 시인이다. 시의 호흡이 길다는 것은 그만큼 시적 역량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사물의 속성을 파악하고 그것을 노래한 점이 돋보여 등단작으로 선정한다.
42년 6개월의 교직생활을 마무리하고 다시 시작할 제2인생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퇴직은 Ending이 아닌 Anding임을 알기에 새로 시작하는 인생은 글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특히 시인이나 동화작가가 되고 싶었는데 시인의 꿈을 먼저 이루었습니다. 그런 나의 꿈을 문학 고을이 이루게 해 주어 너무 감사합니다.
천상병 시집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을 자주 읽는데 천상병 시인의 시는 참 편안합니다. 저도 이렇게 감동은 있지만 편안한 시를 쓰고 싶습니다. 가족이 있어 든든하고 퇴직하며 할 일이 있어 행복한 요즈음입니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고 아름다운 시, 힘이 되는 시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가 시인으로 등단할 수 있도록 응원해준 가족들과 문학 고을 심사위원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