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미래 Dec 20. 2022

기도로 시작하는 10월 첫날

이해인 님의 '10월의 기도'

맥문동 꽃(꽃말 : 겸손, 인내)


퇴직하고 두 번째 맞는 새달 첫날이다.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이해인 수녀님의 ' 10월의 기도'로 시작하고 싶다. 이해인 수녀님의 시는 쉽지만  감동이 있고 편하게 읽히지만 울림이 큰 시라 너무 좋다. 마음이 울적할 때 이해님 수녀님의 시를 읽는다. 그러다 보니 나도 어느새 수녀님처럼 읽기 편하고 쉽지만 감동을 주는 그런 시를 쓰고 싶어졌다. 어려운 시는 아직 능력이 부족하여 쓰지도 못하지만 시인으로 연륜이 생겨도 가능하면 편안하지만 울림이 있는 시를 쓰고 싶다. 10월에는 하루에 한 번씩 '10월의 기도'를 읽으며 매일매일을 향기 나는 사람으로 살아보려고 한다.


시 필사 노트


10월의 기도
                               이해인

언제나 향기로운 사람으로 살게 하소서
좋은 말과 행동으로 본보기가 되는
사람 냄새가 나는 향기를 지니게 하소서

타인에게 마음의 짐이 되는 말로
상처를 주지 않게 하소서
상처를 받았다기보다 상처를 주지는 않았나
먼저 생각하게 하소서   

늘 변함없는 사람으로 살게 하소서
살아가며 고통이 따르지만
변함없는 마음으로 한결같은 사람으로
믿음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게 하시고
마음에 욕심을 품으며 살게 하지 마시고
비워두는 마음 문을 활짝 열게 하시고
남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게 하소서   

무슨 일이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게 하소서
아픔이 따르는 삶이라도 그 안에 좋은 것만 생각하게 하시고
건강 주시어 나보다 남을 돌볼 수 있는 능력을 주소서  

10월에는 많은  사람을 사랑하며 살아가게 하소서
더욱 넓은 마음으로 서로 도와가며 살게 하소서
조금 넉넉한 인심으로 주위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 있는 마음 주소서


이 시에서 가장 좋은 곳에 밑줄을 그으라고 하면 모든 연이 다 좋지만 나는 5연에 밑줄을 긋고 싶다.

무슨 일이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게 하소서
아픔이 따르는 삶이라도 그 안에 좋은 것만 생각하게 하시고
건강 주시어 나보다 남을 돌볼 수 있는 능력을 주소서     


10월에는 시의 모든 것을 실천하려고 노력하며 살겠지만 밑줄 그은 5연은 꼭 실천하리라 다짐해 본다.



2022년 7월 29일에 문예지 신인문학상 시부분 수상자로 선정되어 등단 시인이 되었다. 심사평을 다음과 같이 말씀해주셨다.     


유 시인은 제법 긴 호흡으로 시상을 전개할 줄 아는 시인이다. 시의 호흡이 길다는 것은 그만큼 시적 역량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사물의 속성을 파악하고 그것을 노래한 점이 돋보여 등단작으로 선정한다.     


9월에 발행된 등단 시집에 소감문을 보내주라고 해서 소감문도 급하게 작성해서 보냈다.      


42년 6개월의 교직생활을 마무리하고 다시 시작할 제2인생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퇴직은 Ending이 아닌 Anding임을 알기에 새로 시작하는 인생은 글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특히 시인이나 동화작가가 되고 싶었는데 시인의 꿈을 먼저 이루었습니다. 그런 나의 꿈을 문학 고을이 이루게 해 주어 너무 감사합니다.
 
천상병 시집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을 자주 읽는데 천상병 시인의 시는 참 편안합니다. 저도 이렇게 감동은 있지만 편안한 시를 쓰고 싶습니다. 가족이 있어 든든하고 퇴직하며 할 일이 있어 행복한 요즈음입니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고 아름다운 시, 힘이 되는 시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가 시인으로 등단할 수 있도록 응원해준 가족들과 문학 고을 심사위원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10월에는 시인 등단식도 있다. 등단 식이 끝나면 이제 정말 시인이 되었구나 하고 생각될 것 같다. 요즘 시를 쓰고 있다. 아직 많이 서툴지만 모든 것을 마음의 눈으로, 그리고 동심으로 살피려고 노력한다.   


10월을 시작하는 오늘, 행복하게 시작할 수 있어 감사하다.

10월이 끝나는 31일에도 오늘처럼 행복했으면 좋겠다.     



이전 06화 퇴직 한 달만에 첫 서울 나들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