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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Jun 08. 2023

기적은 기적을 믿는 사람에게만 일어난다

장영희 에세이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을 읽고


지난주 목요일에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했다. 순전히 제목만 보고 대출했다. 오래전에 작가의 서랍에 제목을 저장해 두고 글을 쓰지 못하고 있었던 '기적은 기적을 믿는 사람에게만 일어난다'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언젠가 주일날 목사님 설교를 듣다가 한 번쯤 생각해 보면 좋을 글감 같아서 작가의 서랍에 넣어 두었는데 계속 세상에 빛을 보지 못하고 머물러 있었다.     


성경에는 많은 기적이 나온다. 모세가 홍해를 가른 기적이 단연 최고이다. 예수님이 물로 포도주를 만든 기적도 유명하다.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 천명을 먹이시고 죽은 나사로를 죽은 자 가운데 살리신 예수님의 기적도 있다. 하나님의 능력을 믿기에 성경에 나오는 기적은 대부분 믿어진다. 물론 종교가 없는 사람은 안 믿을 수도 있지만, 영화로도 많이 보아서 믿는 사람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목사님께서는 60년을 넘게 사용한 심장이 아직 뛰는 게 기적이라고 하셨다. 아직 이빨이 튼튼하여 음식을 씹어 먹을 수 있는 것도 기적이라고 하셨다. 기적 맞다. 60년을 넘게 사용한 눈으로 보고, 냄새 맡고,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도 난 기적인 것 같다.     


기적은 사람의 힘이 아니라 신의 영역이다. 사람의 능력으로 할 수 없는 일이 이루어졌을 때 기적이 일어났다고 한다. 남편이 60이 넘어 회사를 퇴직하고 한 달 만에 동종 업체에 부사장으로 다시 입사하게 되었는데 남편은 이것도 기적이라고 말한다. 거의 불가능한 일인데 하나님께서 아직은 더 일하라고 마련해 준 자리라고 믿었다.     


우리는 힘든 일이 있을 때 신에게 기도한다. 기도한 후에 기도가 이루어지면 그걸 기적이라고 믿는다. 큰아들네가 사는 아파트가 엘리베이터가 없는 아파트여서 출산하면 불편할 것 같아서 이사 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남편과 열심히 기도하였다. 기도 덕분인지 출산 2주 전에 마음에 딱 맞는 새로운 아파트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우린 이 일도 기적이라고 했다.     


지진 더미에서 살아난 어린아이, 무너진 탄광에서 믹스커피로 버티다 구출된 광부 등 우리 주변에서 기적을 찾아보면 참 많다.     


나는 기적은 기적을 믿는 사람에게만 일어난다 생각한다.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장영희 교수님은 암투병을 하면서도 희망과 용기를 주는 글들을 독자에게 전하다가 2009년 5월 9일  57세로 세상을 떠나셨다. 생후 1년 만에 40도가 넘는 고열로 소아마비에 걸렸다. 힘든 역경 속에서도 서강대 영문과를 졸업하시고, 뉴욕주립대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받으셨다. 고국에 돌아와 서강대 교수로 재직하셨다. 참 어려운 일을 해 내셨다.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에세이집을 읽었다. 샘터에 기고한 글을 모아서 펴낸 책인데 글이 참 편해서 삼일  만에 다 읽었다. 참 따뜻했다. 글 속에 슬픔은 어디에도 없었다. 늘 긍정적이고 무슨 일이든 즐겁게 열심히 하셨다.


유방암에 걸렸을 때도, 척추암에 걸려 스물네 번의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다.

2년 가까운 시간을 긴긴 투병 생활을 보내며

그 김 빠진 일상이 미치도록 그리웠다. 그런 모든 일상, 그렇게 소중한 일을 마치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태연하게 행하고 있는 바깥세상 사람들이 끝없이 질투 나고 부러웠다.

~맞다. 지난 3년간 내가 살아온 나날은 어쩌면 기적인지도 모른다. 힘들어서, 아파서, 너무 짐이 무거워서 어떻게 살까 늘 노심초사했고 고통의 나날이 끝나지 않은 것 같았는데, 결국은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열심히 살며 이겨냈다.

그리고 이제 그런 내공의 힘으로 더욱 아름다운 기적을 만들어갈 것이다.' -P128


라고 쓰셨다. 교수님은 정말 기적을 경험하셨다고 생각한다. 살아온 세월도 기적이었고 항암치료 후에 살아갈 시간도 기적이었다.


난 요즘 '평범한 일상이 기적'이란 말을 믿는다.


세상에는 매일매일 다양한 사고가 있다. 교통사고뿐만 아니라 화재 사고도 많다. 지난 4월에는 강릉 산불 화재 사고로 사촌동생의 펜션이 전소되었다. 20년 이상을 운영했던 펜션이 전소되었으니 얼마나 기가 막힐까. 전화로 위로를 해 주었지만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 이렇듯 다양한 사고 속에서 평범한 일상은 기적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다. 기적인 평범한 하루하루가 너무 소중하다. 그러기에  매일매일을 즐겁고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한다.


 소중한 기적 같은 오늘, 여러분은 어떻게 보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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