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린이날 100주년이라 더 의미가 있다. 오늘 많은 행사가 예정되어 있었을 텐데 비예보로 행사가 축소되었을 것 같다. 우리 집 쌍둥이 손자도 비가 와서 집콕한다고 했다.
마침 금요일이라 3일 황금연휴다. 황금연휴지만 여행 계획도 없어서 아침부터 미뤄두었던 집안일을 하려고 한다. 아침은 짝꿍이 만들어 준 브런치로 해결하였다. 식빵 샌드위치와 커피다. 식빵 안에 치즈와 견과류, 달걀을 넣어 팬에 구우면 되는 데 샌드위치팬을 사고 늘 짝꿍이 만들어서 사실 나는 할 줄 모른다. 주말에 식빵을 사서 가끔 만들어 주는 짝꿍의 특별 메뉴가 되었다.
어버이날이라고 며느리 회사 원장님이 보내주신 참외를 깎아서 함께 먹었다. 며느리가 회사에서 훌륭하다는 편지와 함께 한 상자를 보내주셨다. 감사하다. 혼자서 먹기엔 너무 많아서 싱싱할 때 드시라고 가까운 이웃과 나눠 먹었다. 나눠주다 보니 우리 집에는 참외 6개만 남았다. 참외는 싱싱하고 맛있었다.
짝꿍은 요즘 서 세프란 별명을 갖게 되었다. 가까이 사는 시누이네랑 모여서 식사할 때도 늘 짝꿍이 요리 솜씨를 발휘한다. 얼마 전에 홈쇼핑을 보다가 이연복 세프의 팔보채를 주문하였다. 채소 한 봉지와 해물 한 봉지 그리고 소스가 따로 포장되어 배달되었다. 짝꿍이 요리를 완성하였는데 생각보다 내용물도 좋고 맛도 있어서 집에서 훌륭한 중국 요리를 맛보았다.
텔레비전에서 요리 프로그램을 시청한다. 그러면 꼭 응용하여 멋진 요리를 만든다. 아무래도 내가 주방을 내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냥 야채 다듬고 상 차리고 설거지하는 역할 정도만 하고 머지않아서 주방장 일은 짝꿍에게 물려줘야겠다.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침대 극세사 이불을 세탁하여 건조기에 넣었다. 양쪽 침대 이불을 두 번 세탁하여 건조기도 두 번이나 돌렸다. 잠시 쉬다가 수제 누룽지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밥을 해서 먹다가 남으면 팩에 담아서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누룽지를 만든다. 누룽지를 좋아해서 만들어 냉장고에 두고 생각날 때마다 끓여 먹는다. 특히 짝꿍이 식사하고 오는 날에는 혼자서 누룽지를 끓여서 먹는다. 간단하게 반찬 한두 가지만 꺼내서 먹어도 훌륭한 한 끼 식사가 된다.
오래된 프라이팬을 버리지 않고 두었다가 누룽지를 만들 때 사용한다. 냉동 밥을 해동하여 프라이팬에 얇게 편다. 밥알이 손에 묻기 때문에 손에 물을 묻혀가며 펴는 것이 좋다. 프라이팬 옆면까지 살짝 올라오게 편다. 불을 처음에는 중간 불로 했다가 조금 갈색으로 변하는 듯하면 약 불로 한다. 약 불로 해두고 보다 보면 프라이팬 옆으로 올라온 밥이 떨어지는 것이 보인다. 뒤쪽이 누렇게 익은 듯하면 뒤집기로 뒤집어서 잠시 둔다. 많이 만들다 보면 감이 온다. 언제 뒤집고 불을 꺼야 하는지 알게 된다. 불을 끄고 프라이팬이 식을 때까지 그대로 두면 양쪽이 노릇노릇한 맛있는 누룽지가 된다.
완성된 누룽지는 몇 시간 두어 말렸다가 지퍼백이나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냉장실에 넣어둔다. 오래 두어도 변하지 않아서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누룽지는 한국 사람이면 싫어하는 사람이 없다.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후식을 주문하는데 그때 볶음밥과 누룽지가 있으면 꼭 누룽지를 선택한다. 외국 여행을 갈 때도 컵 누룽지를 사서 누룽지를 따로 가져가고 용기는 차곡차곡 쌓아서 부피를 줄여간다. 여행 중에 식사가 입에 안 맞으면 뜨거운 물을 부어 누룽지를 먹는데, 특별한 반찬이 없어도 그냥 누룽지만 먹어도 맛있다.
오늘은 누룽지 두 판이 모두 잘 만들어져서 좋다. 만들어 놓은 누룽지는 한동안 비상식량이 될 거다. 수제 누룽지는 쌀도 좋은 거라서 맛도 있다. 내가 정성 들여 만들었기에 더 맛있게 느껴진다.
비 오는 휴일이 가끔 쉼을 선물하고 밀린 집안일도 할 수 있어서 좋다. 오늘은 아직 정리하지 못한 친정엄마 옷가지도 정리하며 친정엄마를 편하게 보내드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