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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Apr 08. 2023

배달된 상큼한 봄과 먹는 오리 주물럭


사돈이 보내주신 첫 수확 참두릅


요즘 미세먼지가 심해 자동차로 출퇴근하였다. 길이 밀려도 30분이면 충분했는데 화요일에 1시간 10분이 걸렸다. 지각을 하였다. 그래도 수업 시간 10분 전에 도착한 건 다행이었다. 수요일부터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데 20분 만에 학교에 도착했다. 걸으니 운동도 되고 글에 넣을 사진도 찍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이제 출근은 지하철로 하기로 마음먹었다.


퇴근하며 아파트 앞 홈플러스 슈퍼에 들렀다. 입구에 순창 참두릅이 보였다. 강원도 명이나물도 있고 돌나물과 참나물도 있다. 봄을 통째로 옮겨온 듯 봄나물이 가득하다. 두릅을 살까 하다가 너무 조금 담겼는데 비싸서 못 샀다.


오늘 오리 주물럭을 해 먹을 예정이라 명이나물과 돌나물, 미나리 한 단을 샀다. 명이나물 잎이 제법 커서 오리고기를 명이 나물에 싸서 먹으면 좋을 것 같았다. 집에 도착하니 현관 앞에 택배가 있었다. 남편이 또 뭘 샀나 생각하며 들여놓으려고 보니 순창 참두릅이었다.


큰며느리 부모님께서 순창에서 농사를 지으신다. 블루베리와 두릅 등 특수 작물을 재배하신다. 매년 첫 번째 수확하신 참두릅과 블루베리를 보내주신다. 이심전심이었을까 두릅을 사 오지 않길 잘했다.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서 사돈어른께 감사 전화를 드리라고 했다.



두릅 상자를 열고 끝에 달린 나무를 칼로 잘라내고 손질하였다. 어찌나 꼭꼭 눌러 담으셨는지 꺼내놓으니 정말 많았다. 물을 끓여 얼른 데쳤다.


며칠 전에 시누이가 이마트에서 세일해서 샀다며 오리고기를 두 팩 가져왔다. 그날은 그냥 로스로 구워 먹었는데 맛이 없었다. 아무래도 매운 양념을 넣어 오리 주물럭을 해 먹어야 할 것 같았다.


우선 만능 고추장 양념을 만들었다. 양념을 만들어 놓으면 여러 가지 요리를 할 수 있다. 돼지 양념불고기(제육볶음), 오징어볶음, 떡볶이,  닭발볶음. 낙지볶음, 닭볶음탕, 황태구이, 더덕구이 등 매운 음식을 할 수 있다. 한번 만들어 놓으면 서너 번 정도 요리할 수 있다.


은 오리고기를 우유와 물을 섞어서 20분 정도 담가두었다. 그러면 오리 특유의 냄새를 없앨 수 있다. 잘 씻어서 썰어놓은 양파와 썰어놓은 감자를 넣고 만능 고추장 양념에 재워 두었다. 웍에 넣고 볶다가 마지막에 썰어놓은 미나리를 넣고 살짝 더 볶았다.



오늘은 봄나물로만 차렸다. 오리 주물럭과 명이나물, 초고추장 뿌린 돌나물 그리고 두릅과 초고추장이 전부다. 남편이 오랜만에 칭찬을 하였다. 오리 불고기 양념이 잘 되었다고 한다. 짜지도 않고 매콤하고 오리 냄새도 안 난다고 다. 칭찬에 수고한 보상을 받은 것 같아 밥도 맛있었다.


남은 양념으로는 냉동실에 있는 반건조 오징어로 오징어볶음을 해야겠다.


유세프 요리 교과서 '오리 주물럭'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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