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6일부터 3박 4일 동안 쌍둥이네와 일본으로 여행을 다녀올 예정이었다. 교토와 오사카에 가려고 비행기표와 호텔 예약도 마쳤다. 그런데 2월 19일에 친정엄마가 병원에 입원하시게 되어 모든 일정을 취소하였다. 호텔과 비행기표는 입원 확인서 등을 제출하고 환불을 받았다. 다행히 위약금은 물지 않았다.
둥이는 유치원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일본 간다고 자랑을 했다고 한다. 왕할머니가 아프셔서 달나라에 가셔서 지금은 못 가고 다음에 가자고 달랬다고 한다. 다시 5월에 가는 걸로 예약을 바꾸었다.
남편과 나는 출근 때문에 같이 가지 못하게 되었다. 일본이야 가까우니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는 곳이라 다음에 가면 된다.
큰며느리 친한 친구가 일본에서 산다고 한다. 일본으로 여행 오라고 여러 번 이야기해서 오늘 일본으로 떠났다. 우리 집이 공항에서 비교적 가깝기 때문에 금요일 저녁에 우리 집에 왔다. 찰떡이(손자 태명)가 아직 7개월이 조금 안되어 아기 짐 때문에 캐리어가 두 개다. 친구도 14개월 된 아기가 있어 유모차도 빌릴 수 있어서 그나마 짐을 적게 가져가는 거라고 했다.
일본에서 먹을 찰떡이 이유식도 우리 집으로 배달해 놓아서 냉동실에 넣어 두었다. 오랜만에 온 찰떡이가 많이 컸다. 지금쯤 배밀이를 할 때인데 배밀이는 안 하고 자꾸 일어서려고 한다. 우유도 잘 먹고 이유식도 잘 먹어 먹보다. 손을 잡고 있으면 혼자 끄응하고 일어서는 모습이 정말 귀엽다.
배가 고프면 어찌나 큰 소리로 우는지 얼른 안아주어야 한다. 우는 목소리가 장군감이다. 엄마 아빠 식사하라고 잠시 안고 있었는데 제법 묵직했다.
큰 아들이 두부를 좋아한다. 초당두부를 조금 두툼하게 썰어서 소금 솔솔 뿌려 들기름에 구워 주면 정말 좋아한다. 그리고 두부와 버섯을 잔뜩 넣은 두부 버섯전골을 좋아한다. 오랜만에오는 거라서 마트에 가서 두부 버섯전골 재료를 사 왔다.
두부버섯 전골 재료
전골 재료로 버섯 세 종류와 두부 그리고 불고기를 샀다. 양파는 집에 있는 거로 넣었고 깜빡 잊고 호박을 사 오지 못했다. 오랜만에 하다 보니 이런다. 고기를 샀더니 파채를 주어서 그걸 넣으려고 한다. 냉동실에 들어있는 만두도 몇 개 넣으려고 꺼내 놓았다.
먼저 전골냄비 가운데에 양념한 불고기를 넣어주고 가장자리에 썰어둔 버섯을 골고루 넣어주었다. 오늘은 표고버섯, 새송이 버섯, 느타리버섯을 준비했다.
그 위에 두부와 만두를 올렸다. 끓이고 보니 만두가 조금 풀어져서 다음에는 만두는 재료가 끓은 후에 넣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제 미리 준비해 둔 육수를 부어주고 한 소큼 끓였다. 요즘 알약 육수 종류도 많아서 편하게 이용해도 될 것 같다. 육수는 1리터 정도 부어주었다. 너무 많이 부으면 자작자작한 전골이 아닌 버섯국이 될 수도 있어서 재료가 잠기지 않을 정도로 부어주어야 한다.
한 소큼 끓은 후에 준비해 둔 양념 2/3를 풀어주고 간을 보았다. 약간 싱거운 것 같아서 남은 양념을 다 넣었더니 간이 딱 맞았다.
식탁에 준비한 시금치 무침과 몇 가지 밑반찬을 꺼내고 준비한 소고기 등심을 구워 전골과 함께 먹었다. 파채무침 대신 돌나물에 초고추장을 살살 뿌려서 고기와 같이 먹으니 더 맛있었다. 며느리가
"어머니가 직접 하셨어요? 전골이 참 맛있네요."
라고 하며 맛있게 먹었다. 아들도 맛있다며 잘 먹는다.
토요일에 찰떡이를 공항에 데려다주었다. 찰떡이가 비행기에서 울지 않고 잘 가기를 바라며 돌아왔다. 돌아오는 공항로가 온통 꽃 축제다. 진달래,개나리, 벚꽃 목련이 만발이다. 정말 아름다운 계절이다.
다행히 찰떡이는 비행기에서 한 시간 자고, 한 시간은 스튜어디스 누나들의 귀여움을 받으며 잘 도착했다고 한다. 4박 5일 동안 도쿄에서 잘 지내다 오길 바란다. 초대해준 친구집에서 지낸다고 하는데 손님 대접하기 힘들 텐데 참 고맙다. 따로 숙소를 잡겠다고 했더니 집에서 함께 지내자고 했다고 한다.친구 남편이 아이들을 위해 벤도 랜트해 놓았다고 한다. 너무 고마운 친구다.
찰떡이네가 즐겁게 여행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바란다. 가기 전에 아들이 좋아하는 두부버섯전골을 해주어 마음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