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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May 17. 2023

저는 가끔 보톡스를 맞습니다

출처 : 네이버

텔레비전을 보다가 좋아하는 연예인을 오랜만에 볼 때가 있다. 전인화나 김희애를 참 좋아한다. 드라마에서 또는 CF에서 보며 어쩜 나이를 먹지 않고 10년 전과 똑같을까 감탄한다. 주름도 없고 피부도 너무 좋다. 거기다 몸매도 너무 날씬하다.    

 

물론 연예인은 그만큼 피부관리를 하고 체중 관리를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예쁘다. 10년 전도 지금도 너무 예쁘다. 아니 지금이 더 세련되고 멋있다. 관리를 얼마나 잘할까 궁금하기도 하고 존경스럽다.     


40대 나도 날씬했다. 그런데 사진을 보면 미간에 내 천(川)자가 있었다. 햇빛에 나가면 눈을 찡그리는 습관 때문에 생긴 거다. 선배 선생님께서 다니는 피부과에 함께 가자고 해서 처음으로 갔다. 선배님을 따라서 레이저 관리하고 필러를 조금 넣었다. 미간 주름이 없어지니 인상도 더 부드러워지고 젊어 보였다.   

  

그때부터 조금씩 피부 관리를 하였다. 그러다가 작은아들 결혼식 하기 한 달 전에 피부과에 가서 처음으로 보톡스를 맞았다. 이마와 눈가 그리고 미간에 보톡스를 맞았는데 1주일 정도 지나니 주름이 옅어지고 젊어 보였다. 남편도 레이저 관리를 5회 정도 해 주었다. 피부가 조금 환해졌다.     


결혼식 날 오랜만에 만난 하객들이 시어머니가 너무 젊은것 아니냐며 기분 좋은 말을 하였다. 그때부터다. 한번 보톡스를 맞고 보니 중독이란 말이 실감된다. 시간이 지나고 보톡스가 녹아서 이마와 눈가에 주름이 보이면 신경이 쓰였다. 그 주기가 6개월 정도인 것 같다.     


피부과를 정해놓고 보톡스를 가끔 맞았다. 생각보다 보톡스는 비싸지 않았다. 늘 이벤트로 3+1종(이마, 눈가, 미간, 콧등)에 10만 원, 2종(원하는 곳 두 군데)에 5만 원 정도라 부담이 안 되었다. 교장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기에 젊어 보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사람들이 젊어 보인다고 하고 예전에 함께 근무했던 선생님들을 만나면

"교장 선생님, 그대로세요."

라는 말이 듣기 좋았다.     

큰아들 결혼식 전에 남편과 병원을 방문했다. 남편은 주름이 별로 없는데 미간이 조금 깊이 파여서 보톡스를 맞아야 할 것 같았다.

의사 선생님께서

“오랜만에 오셨네요.”

“큰아들 결혼식이라 아무래도 한 번 더 맞아야 할 것 같아요.”


남편은 미간 주름이 너무 깊다며 좀 더 일찍 왔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하셨다. 미간에 필러를 넣고 보톡스를 맞았다. 나도 보톡스 3+1종을 맞았다. 남편은 그 후에 한 번도 보톡스를 맞지 않았다. 보톡스를 맞고 눈썹이 위로 당겨져서 얼굴이 이상해진 것 같다며 자꾸 이야기한다.


보톡스를 퇴직 전까지만 맞아야지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 담임교사로 학교에 나가고 있어 조금씩 생기는 주름이 신경 쓰인다. 거울을 자꾸 보게 된다. 피부과에 가서 보톡스를 맞을까 갈등이 생긴다. 아이들이 우리 선생님이 나이가 많다는 것을 눈치채게 하고 싶지 않다. 아무래도 곧 피부과를 방문하게 될 것 같다.     


중독에는 알코올 중독, 게임중독만 있는 게 아니다. 보톡스 중독도 있는 것 같다. 보톡스를 맞으면 눈썹도 조금 올라가고 눈도 조금 작아져서 인상이 조금 달라진다. 주름은 조금 없어지지만 한 마디로 인상이 자연스럽지 않다. 그래도 보톡스를 맞으면 자신감이 생긴다. 젊어 보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나도 보톡스 중독 초기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래, 이번만이야. 학교 엄마를 위해서.’

마음속으로 다짐해 본다.    

 

냉장고에 보관한 마스크팩


나는  늘 피부에 신경을 쓴다. 피부관리실에는 다니지 않지만 1일 1팩을 한다. 냉장고에 마스크팩을 늘 챙겨둔다. 외출할 때는 선크림과 비비크림 정도는 꼭 바른다. 욕실에 미스트를 두고 세수하고 바로 미스트를 뿌려준다. 나이는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나이 드는 것은 아름답다. 그러나 의학의 힘을 빌려서 젊어 보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가끔 보톡스를 맞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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