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방학식을 하고 퇴근하면서 이마트에 들렀다. 방학하면 며칠은 집콕하며 쉬기 때문에 이것저것 꽤 많이 샀다. 체리, 찰옥수수, 소고기, 양념 닭갈비, 콩국물, 아이스바까지 며칠 장을 보지 않아도 끄떡없다. 남편도 내가 방학이라 집에 있는 걸 알기에 노브랜드에서 과자를 한 보따리 사들고 왔다.
뉴스를 보며 마음이 심란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그저 안타까운 마음이다. 어렵게 교대에 합격하고 더 어렵게 임용고사에 합격하여 얼마나 행복했을까. 발령받고 예쁜 꿈도 꾸었을 텐데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 꿈을 버렸을까 마음이 아프다. 퇴직하고 한 학기 담임을 해보니 담임선생님의 어려움을 실감한다. 세상의 모든 담임 선생님이 존경스럽다.즐거운 학교가 아니라 무서운 교실이 되었다. 2학기에는 학교가 달라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오늘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아이스 카페라테로 아침을 간단히 먹고 어제 사온 옥수수를 삶았다. 오늘은 멍 때리기로 하루를 보내려고 한다. 방학하면 늘 하는 일상이다. 멍 때리기 하는 날은 늘 옥수수를 먹는다. 강원도 여자라 특히 강원도 찰옥수수를 좋아한다. 어제 사온 찰옥수수 다섯 개 중 세 개와 체리로 점심을 때웠다. 두 개는 남편을 위해 남겨두었다.
지난겨울에 아들이 넷플릭스에서 보면 좋다고 추천해 준 '나의 아저씨'를 역주행한다. 오순미 브런치 작가님께서 얼마 전에 올린 글을 읽으며 이번 여름에는 꼭 보리라 마음먹었다. 1회를 보면서 지금이라도 시청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선균도, 아이유도 좋아하는 연예인이라 드라마가 더 친근감이 든다.
박동훈(이선균) 엄마(고두심)가 한 말이 귀를 맴돈다.
"아들 셋 낳아서 정말 자랑스러웠었는데......"
"아들 셋 대학 보내 놓으면 밥 먹는 것 걱정 없을 줄 알았는데......"
놀고 있는 다 큰 두 아들에게 하는 말이다.
지안(아이유)은 동훈을 만나고 싶으면
"밥 사 주세요."
라고 말한다. 그러면 거절하지 못하고 나온다. 지안은 믹스 커피 몇 개를 타서 끼니를 때우기도 하였다. 힘든 현실이지만 아픈 할머니를 돌보며 어떻게든 살아내려고 한다. 보다 보니 다음 회가 궁금하여 5회까지 보았다. 16회까지 다 보려면 시간은 걸리겠지만 끝까지 달리려고 한다.
집에서 쉬니 하루가 참 짧다. 오늘 하루는 '나의 아저씨'를 보며 보냈다. 동훈과 지안의 따뜻한 만남이 기대된다.
저녁에 쌍둥이 손자가 오는 날이라 저녁은 해야 한다. 오늘 집안일 안 하는 것은 다섯 시까지다. 마침 중복이라 사온 닭갈비를 볶고 소고기도 구워 작은아들과 저녁을 먹었다. 둥이도 고기를 좋아해서 구운 고기로 저녁을 먹였다.둘째가 유치원 다녀오며 열이 있어서 병원에 다녀왔다고 한다. 저녁도 안 먹고 졸리다며 일찍 잤다. 열이 높아 해열제를 먹이고 해열시트를 붙이고 물수건으로 닦아주었다. 열이 내리길 기다리며 첫째는 안방에서 데리고 잤다.
둥이는 토요일에 교회에서 하는 여름성경학교에 가려고 했는데 토요일 오전까지 열이 안 내려서 가지 못했다. 목이 부어 밥을 안 먹으려고 해서 겨우 바나나 하나만 먹였다.아이들이 아프면 마음이 아프다. 얼른 열이 내려 뛰어놀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