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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Aug 01. 2023

8월 첫날,  9월을 기다립니다

나태주님의 시로 시작하는 8월 첫날

영풍문고 사당역점


어제는 갈 것 같지 않았던 7월의 마지막 날이었다. 거의 8개월 만에 교대 동기를 만났다. 나와 친구 한 명은 작년 8월 말에 퇴직했고, 두 명은 이번 2월 말에 퇴직하였다. 모두 교장으로 퇴직한 친구들이다. 퇴직 전에 통영으로 이순신 리더십 연수를 함께 다녀온 후에 4명이 따로 만나게 되었다. 아침부터 서둘러 머리를 감고 옷을 챙겨 입고 늦지 않으려고 서둘러 전철을 탔다. 약속 장소까지는 두 번을 갈아타야 하지만 익숙한 길이다. 사는 곳이 다르기에 중간 지점이고 늘 만나던 사당동 파스텔시티이다. 음식점도 많고 교통도 편해서 거기서 자주 만난다.


한 친구가 식사 중에 이 만남을 '백수의 화려한 외출'이라고 말해서 모두 웃었다. 남편이 조금 아파서 그동안 외출을 거의 하지 못했다고 했다. 퇴직하고 특별한 일을 하고 있지 않아서 백수라고 말했다. 오랜만에 만나서 할 이야기가 많았다. 11시 30분에 만나서 4시 정도에 헤어졌다. 한 자리에서 정말 오래 앉아 있었다.


모임 장소를 정할 때 경복궁으로 갈까 했는데 한식은 집에서 늘 먹으니 메디포갈릭으로 가자고 했다. 예약을 했기에 안쪽 조용한 자리를 잡았다. 주문해야 하는데 이곳은 태블릿이 테이블마다 있어서 직접 주문해야 했다. 눈이 좋은 한 명이 주문을 시작했는데 선택할 것이 많았다. 3인 세트를 주문하는데 샐러드, 피자, 고기 익히기 정도, 음료, 후식 등을 선택하고 주문을 마쳤다. 주문이 어려워서 시간이 많이 걸렸다. 주문이 어려워서 다음에는 못 올 것 같다고 이야기하며 우리가 나이 들었음을 실감했다.



주문하고 기다리니 음료를 시작으로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그런데 똑같은 피자가 두 판이었다. 스파게티나 리소토를 선택해야 하는데 체크가 잘못된 것 같았다. 주문한 것이라 취소가 안된다고 해서 같은 피자를 두 판이나 먹어야 했다. 다행인 것은 식사하고 커피까지 나와서 장소를 옮기지 않아도 되었다. 더 좋은 것은 break time이 없어서 오랫동안 편하게 있을 수 있었다. 식사 주문이 어려워 다음에는 오지 않으려고 했는데 오래 있어도 눈치도 안 주고 편하게 해 주어 다음 만남도 이곳으로 오자고 했다. 다음에는 실수하지 말고 주문 잘하자고 했다.


퇴직하고 여행도 다녀오고 운동하며 모두 잘 지내고 있었다. 별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모두 공감 가는 이야기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수다를 떨었다. 다음 약속 날짜를 잡고 헤어졌다. 친구들과 헤어지고 지하 2층에 있는 영풍문고에 들렀다. 오랜만에 서점을 방문했다. 소위 작가라 불리기에 서점에 들어서니 가슴이 설레었다. 먼저 베스트셀러 코너에 가서 어떤 책이 요즘 인기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내가 읽은 책도 있어서 참 반가웠다.


에세이 코너에 가서 혹시 브런치 작가님께서 출간한 책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찾지 못했지만 작가님께서 소개해준 몇 권의 책을 발견하고 그것으로 만족했다. 시집 코너에 가서 시집도 살펴보고 있는데 남편이 회사로 와서 함께 퇴근하자고 했다. 서점을 더 둘러보고 싶었지만 지하철을 타러 갔다.



필사 노트


매월 첫날은 좋아하는 시로 시작한다. 오늘은 구입한 나태주 시인님의 시집에서 시 한 편을 골라 필사하였다. 8월 첫날이지만 더운 여름을 잘 보내고 행복하게 9월을 맞이하고 싶다. 8월이 많이 덥기에 가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9월에 만나


만나서 우리 서로 그동안
힘들었다고 고생했다고
잘 참아줘서 고맙다고
서로의 이마를 쓰다듬어주며
인사를 해요


8월에도 분명 힘든 일이 있을 거예요. 7월처럼 마음 아픈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요. 많이 더울 거예요. 하지만 다가올 9월을 기대하며 잘 참고 지내보아요.



브런치 스토리 작가님들,
건강하고 행복한 8월 보내세요.
 9월은 금방 올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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