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을 그냥 보내기 싫어 시집 두 권을 주문했다. 한 권은 풀꽃 시인 나태주 님의 '마음이 살짝 기운다'이고, 다른 것은 이해인 수녀님의 '꽃잎 한 장처럼' 시 편지다. 주문하고 다음 날 시집 두 권을 받고 무척 행복했다.
공교롭게도 두 분은 1945년 해방둥이고, 이해인 수녀님의 이번 시집 첫머리에 나태주 시인님께서 써 준 추천의 글이 살려 있었다. 알고 주문한 것이 아니기에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이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
시집 두 권 모두 받는 순간 마음에 들었다.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은 책이다. 예전에는 대부분 시집이 46판으로 작았는데, 이번 시집은 A5 사이즈로 책이 큰 것도 마음에 들었다. 표지도 하드 커버이고 내지도 컬러로 시집 두 권이 참 예뻤다. 예전 시집을 보면 시집 뒤쪽에 문학 평론가나 시인이 쓴 시집에 대한 해설 글을 실었는데 그 부분도 없어서 참 참신했다.
지난번에 만났던 지인 시인에게도 시집을 내고 싶은데 그 부분이 걱정된다고 했더니 요즈음 시집에는 해설 부분을 안 쓰기도 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때도 약간 안심이 되었었는데 눈으로 확인하고 보니 시만 열심히 쓰면 시집 출간하는 것은 문제없을 것 같았다.시집을 내게 된다면 이 두 권의 시집처럼 예쁜 시집을 출간하고 싶다.
먼저 나태주 님의 '마음이 살짝 기운다'를 펼쳤다. 시를 한 편 한 편 넘기며 읽다 보니 시를 쓰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다. 어렵지 않고 쉬운 시인데 마음의 울림이 느껴졌다. 일상의 모든 것이 시로 태어나 마음을 흔든다. 시인은시작 노트에서 말한다.
시인은 겸손해야 하고 늘 자기만의 문제나 느낌, 생각에만 몰두하지 말고 주변의 모든 사람들의 그것에 대해 겸허히 귀를 기울이고 부드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야말로 자만, 현학, 자기 자랑은 금물이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시인가? 다른 사람들을 위한 시여야 한다.
나태주 시집 한 권을 다 읽었지만 이해되지 않은 시가 한 편도 없었다. 이해인 수녀님 시도 마찬가지다.요즘 어려운 시가 많은데 누구를 위한 시인지 모르겠다.
나태주 시인님은 이해인 수녀님 시 편지 추천의 글에서
이해인 수녀님은 그 존재하심만으로도 우리에게 위로와 축복을 선물하는 분이다.
라고 쓰셨다. 내 마음도 그렇다. 이해인 수녀님께서 아프지 말고, 더 늙지 말고, 고운 웃음 머금고 늘 우리 곁에 오래오래 남아 사람들을 위로해 주시길 기도한다.
이해인 수녀님 책 제목에는 꽃이라는 단어가 참 많이 들어있다. 이번 책 제목도 '꽃잎 한 장처럼'이다. 나태주 시인님은 수녀님이 꽃잎이라고 하셨다. 꽃잎 같은 아름다운 수녀님은 '감사, 행복, 사랑'세 단어를 가장 좋아하신다. 시에도 늘 감사와 행복과 사랑이 담겨있다.
시도 아름답고 시 편지는 더 따뜻하다. 코로나로 힘들었던 2020년과 2021년에 쓰신 글이 많다. 코로나로 수녀님도 많이 힘드셨다는 것을 글을 통해 느낀다. 수녀님의 시 편지를 읽으며 시 편지에 도전해 보고 싶었다. 일기를 써야지 생각하면서도 브런치 스토리에 올리는 글을 일기라고 생각하며 거의 1일 1 글을 썼다. 하지만 수녀님의 생활 속의 메모, 일기 노트를 보며 8월부터는 새로운 일기 노트에 매일 일상을 짧게라도 메모해 두려고 한다.
이제 8월에는 두 권의 시집을 필사하며 내 마음에도 감사와 사랑과 행복을 가꾸어 보려고 한다. 7월의 마지막 날에 두 분을 만나서 다행이다. 아니 행운이고감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