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 남편이 주문한 장화를 반품하고 글을 발행하였다. 남편이 생각해서 주문한 장화였는데 미안했다. 그것도 반송비를 6,000원이나 물고 반품하였으니 남편 기분이 많이 상했을 거다. 하지만 장화는 가끔 신는 신발이라 한 번 사면 오래 신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이 마음에 들어야 한다. 그 후에 나름대로 인터넷에서 장화를 검색하였지만,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다. 장화 사는 것은 포기하고 내년에 사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지난주에 안방에서 쉬고 있는데 거실에서 TV를 시청하던 남편이 불렀다. 무슨 일인가 싶어 나와보니 홈쇼핑에서 장화를 판매하고 있었다. 쇼 호스트는 언어의 마술사라 마음을 늘 빼앗는다. 관심이 있는 상품이라 집중하여 보았다. 가격도 그렇고 색상도 원하는 색이 있었다. 계속 쇼호스트를 따라 보다가 주문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홈쇼핑 앱을 찾아서 베이지 230cm로 주문하였는데 그 상품은 품절로 주문할 수 없었다. 인기 많은 상품인 것 같아 아쉬웠다. 왠지 나와 장화는 인연이 없는 것 같다. 그래도 혹시 몰라 재입고 알림 신청을 해 두었다.
어제부터 수도권에 태풍으로 비가 많이 내렸다. 지금은 방학이라 비를 뚫고 나갈 일이 없어서 하루 종일 집에만 있었다. 태풍이 지나가면 비올 일도 많지 않아 장화 신을 일도 없다. 그저 TV 재난 방송을 시청하며 지난번 비처럼 인명 피해 등 피해가 없기를 바랐다. 정부에서도 대비를 하였을 테고 국민들도 지난번 사고로 놀라서 조심하였을 거다. 조심하고 예비한다고 자연재해를 다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겠지만 줄일 수는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 종일 재난 문자가 띵동 거린다. 하도 많이 오니 읽어보지도 않고 확인 버튼을 눌렀다.
시골에 사는 동생에게 전화해서 안부를 물었다. 이번 비가 강원도에 집중적으로 많이 내렸다고 한다. 태풍으로 애써 지은 농사를 망칠까 봐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 뒤에 산이 있고 지대가 높아서인지 비 피해는 없다고 했다. 그래도 농사지은 것을 망칠까 봐 걱정이라고 한다. 농사는 사람 힘으로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자연이 도와주어야 풍작을 거둘 수 있다. 태풍이 어서 지나가고 맑은 하늘을 보았으면 좋겠다. 이번에도 농작물이 많은 피해를 보았다. 그 심정을 다 헤아릴 수조차 없을 것 같다.
핸드폰으로 알림 문자가 왔다. 지난번에 재입고 신청해 두었던 홈쇼핑에서 장화가 재입고되었다는 알림이다. 태풍도 지나가고 곧 가을이 올 텐데 이제 장화가 필요할까 생각하다가 남편에게 지난번에 주문 못한 장화가 재입고되었다고 말했다. 남편이 사준다고 했다. 언제 신어도 신을 수 있으니 장화 하나 정도는 있으면 좋을 거라고 했다.
지난번에 신청하려던 베이지색 230cm를 주문해 주었다. 이 제품은장화 사이즈가 10cm 단위라서 평소에는 235cm를 신지만 반 사이즈는 아래로 내려가라고 했다고 남편이 알려주었다. 카키색과 블랙, 레드도 있었지만 어느 옷이나 잘 맞는 베이지색을 선택했다. 빨간색이 순간 눈에 들어왔지만 참았다. 조금 밋밋할 수도 있지만 이 나이에 너무 튀는 것도 쑥스러울 것 같다. 화면으로 보면 괜찮은 것 같은데 실제 모습도 예뻤으면 좋겠다.
주문해 놓은 장화를 기다린다. 주말이라서 다음 주에나 배달될 것 같다. 장화가 비 오는 날 발과 옷 젖지 말라고 신는 신발인데 특별한 디자인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무겁지 않고 발이 편하면 된다. 이번에는 함께 보고 주문했으니 발만 편하면 반품하지 않고 그냥 신으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