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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Oct 04. 2023

님이여, 아픔 없는 세상에서 행복하소서

고 서이초 교사 추모시

서울교대동창회보 10월호 1면



님이여, 아픔 없는 세상에서 행복하소서



님이여!

그대는 어떤 학교 꿈꾸었나요

 지키기 위해 잠 못 이루 헤매었을 그대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아파도 아프다고 소리치지 못한 그대

이제야 돌아봅니다


열심히 공부하여 교대 합격하던 날

그대는 얼마나 행복했을까요

멋진 교사 꿈꾸며 교사 자격증 받던 날

그대는 날아갈 듯 기뻤겠지요


교대에서의 공부보다

더 어렵게 합격한 임용고사는 또 어쩌고요

그대보다 더 기다렸을 부모님은

"우리 딸 이제 선생님이다!"

온 동네 소문내고 싶었을 거예요


"그동안 고생 많았다. 넌 분명 좋은 선생님 될 거야."

원받으며 첫 출근 하던 

그대의 행복한 모습 이제 볼 수 없어

가슴이 미어집니다


어떤 말로도 그대 위로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대가 남기고 간  세상에서 

그저

그대의 선택이 헛되지 않기를

그대의 생명이 빛과 소금 되기를

간절히 빌어봅니다


이십삼 년 동안의 삶 속에

2년도 안 되는 시간이

그대에게 가장 힘들었음을

이제야 알아주어 미안합니다

영원히 잊지 않을게요


님이여!

이제 아무 걱정 말고 새처럼 훨훨 날아

그대가 꿈꾸던 세상에서 환한 미소 지으며

아픔 없이 

영원히 행복하길 기도합니다




ㅓ울교대동창회보 10월호에 실린 서이초 교사 추모시입니다. 동창회보는 세 달에 한 번 발행되어 현직, 퇴직 전체 동문에게 발송됩니다. 이번 호는 서울교대 동문인 고 서이초 교사 추모 특집으로, 10월 21일 '고 서울교대인 추모 음악회'에서도 직접 낭송할 예정입니다. 동창회 부탁으로 시를 쓰며, 교사로 2년도 못 살고 떠난 후배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까 많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앞으로 갈 길이 멀지만, '교권 회복 4법'이 국회 본 회의를 통과해서 감사합니다. 한 발짝 한 발짝 나가다 보면 후배가 꿈꾸었던 세상이 오겠지요. 다시는 학교가 힘들어 세상을 떠나는 비극이 없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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