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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Mar 29. 2024

캘리그라피 네 번째 수업

3월 6일부터 시작한 노인 복지관 평생 교육프로그램 수업을 4주 차까지 마쳤다. 한 달이 언제 지났는지 모르겠다. 한 달 동안 함께 수업하다 보니 아는 얼굴이 많아져서 오며 가며 만나면 눈인사를 한다. 수업에 참여하시는 어르신들의 열정이 젊은 사람 못지않다.


캘리그라피 수업에 남자 회원 한 분이 늘어서 두 분이 되었다. 혼자 보다는 두 분이 의지가 될 거다. 캘리 선생님은 초등학고 4학년부터 서예를 했는데 서예에 빠져서 대학교에서도 서예를 전공했다고 한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캘리 수업은 한 번은 붓펜으로 글씨를 쓰고, 한 번은 붓으로 글씨를 쓴다. 이번 주는 붓으로 하는 수업이라서 먹물을 작은 접시에 따라서 찍어서 다. 붓펜은 A4용지에 쓰고, 붓으로 쓸 때는 수공지(화선지)에 쓴다. 선생님께서 샘플을 주시면 보고 쓰는데 마음 같지 않고 잘 안된다.


선생님 목표는 방명록에 내 이름 석 자를 멋있게 쓸 수 있도록 해주는 거라고 하셨다. 나의 목표는 내 책에 사인을 멋지게 하고 짧은 시를 아름답게 필사하는 거다. 지금은 어림없지만 1학기 수업이 끝날 때쯤에는 목표를 이루리라 믿는다.


이번 주에는 붓으로 자음을 썼다. 기울기와 길이와 굵기 등에 변화를 주어 다양한 모양으로 연습했다. 지난번에 붓펜으로 한 번 써 보아서인지 처음 연습할 때보다는 글자 모양이 조금 나왔다. 


왼쪽은 샘플, 오른쪽은 내가 쓴 글씨

선생님께서 숙제로 좋아하는 시나 명언 등을 적어 오라고 했다. 나는 나태주의 '풀꽃'시를 필사해 갔다. 왠지 캘리그라피와 잘 어울릴 것 같았다. 개인별로 지도해 주실 때 캘리그라피로 시를 써 주셨다. 나도 저렇게 멋진 글씨를 쓰고 싶다는 의욕이 생겼다. 열심히 연습해야겠다.


더 기대되는 것은 디지털 캘리그라피를 배우는 거다. 미리 10~20 자 정도의 명언이나 인생관, 시 등을 적어오라고 했다. 글에 어울리는 사진도 찍어 오란다. 일주일 동안 열심히 좋은 글을 찾아보아야겠다. 요즘 디지털 드로잉도 많이 한다. 디지털 캘리그라피도 배우면 내가 지은 시로 멋진 작품을 만들어 보아야겠다.


노인복지관  수업이 점점 재미있어진다. 수강생이 노인이다 보니 강사들도 쉽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4월부터는 목요일 오후에 글쓰기 수업이 하나 더 늘어난다. 인근 도서관에서 의뢰하는 프로그램인데 지금 글쓰기 선생님이 지도할 예정이다. 글쓰기 중급반 수강생 중에서 희망하는 사람을 먼저 넣어준다고 한다. 올해 공부 복이 터졌다.


4월부터 수요일과 목요일에는 오전부터 오후까지 노인복지관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 점심도 식당에서 먹을 수 있어서 오히려 잘 되었다. 이번 주도 나의 슬기로운 노인복지관 생활은 성공이다. 요즘 가슴 설레는 일이 바로 배우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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