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미래 Apr 30. 2024

정이흔 작가님의 <벚나무도 생각이 있겠지>를 읽고

책 리뷰


정이흔 작가님의  번째 책으로 에세이집이다. 퍼플 POD 출판으로 표지는 아내인 정세흔 작가님 작품이다. 나는 에세이 읽는 것을 좋아한다. 왠지 다른 사람의 삶을 엿보는 것 같아 재미있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들여다보며 간접 경험을 하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미소도 짓고, 같이 화도 내고, 어머니 글에서는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작가는

살다 보면 아주 가끔은 지친 일상 밖에서 잠시 쉬어 가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 사람에게 이 글을 권하고 싶다.

고 말한다. 작가의 말처럼 책을 읽는 동안 마음이 편했다. 머리가 맑아지고 마음이 따뜻해졌다.


책에는 1부 16편과 2부 16편의 에세이가 실려있다. <시 짓는 마을> 글을 읽으며 시를 쓰는 사람으로 공감이 었다.


역시 시는 가을에 지어야 한다. 시어에도 색이 있으면 무슨 색일까? 말 없는 처음의 시는 무채색이려니 하자. 간혹 서글픈 회색 사이로 가을 하늘 같은 새파란 색도 보일지 모르고, 바람에 흔들리는 코스모스 흰색과 분홍색이 보일지도 모르는 거야.
-15p


가는 시간이 나면 아내와 나들이를 간다. 아내가 좋아하는 베이커리 카페에 가기도 하는데 늘 아내를 배려한다. 늘 주문도 아내에게 맡기고, 아내가 주문하는 그저 맛본다. 작가님은 여행 가는 아내를 위해 대리출석 수업도 해준다. 아내 사랑이 대단하다.


나들이할 때는 대부분 작가님이 운전해서 가지만, 가끔 젊은 사람들처럼 버스를 타고 블루투스 이어폰을 한쪽씩 귀에 끼우고 음악을 들으며 백화점으로 나들이를 가기도 한다. 이런 모습을 보았다면 자꾸 쳐다보며 애인인가 그렇게 생각했을지 모른다. 나도 남편과 여행 갈 때 꼭 해보고 싶었다.


아버지와 함께한 추억이 많지 은 작가님은 아이들과 시간을 함께 보내려고 노력한다. 딸의 출근길을 도와주기 위해서 가까운 전철역까지 태워주기도 한다. 가는 동안 대화가 많다 보니 다른 부녀에 비해 사이가 대단히 가깝다. 딸은 "자기처럼 아빠와 잘 놀아주는 딸이 어디 있냐."라고 하고, 아빠는 "아빠만큼 딸과 잘 놀아주는 아빠가 어디 있는 줄 아냐."며 서로 공치사를 하기도 한다. 정말 따뜻한 풍경이다. 작가님은 이렇듯 딸 바보다.


글을 읽다 보면 작가님께서 얼마나 의리가 있고 반듯한 분인지 저절로 느껴진다. <누가 선생님을 거리로 내 몰았나> 글을 읽으며 교사였던 나는 마나 든든한지 모른다. 물론 작가님 가족도 교육 가족이기에 그런 글을 쓰셨겠지만, 글을 읽는 내내 가슴이 뻥 뚫렸다. 올해는 모든 학교가 평온하고 행복한 학교가 되어 교육 본연의 목표를 달성하길 기대해 본다.


작가님네는 관종 가족이라고 한다. 서로 비밀이 없고 집에 있을 때는 서로 안 보이면 찾고 심지어 TV를 볼 때는 서로를 베개처럼 베고 누워서 시청한다. 어떻게 보면 분리불안증이 있는 사람들 같다. 유학 가 있는 아들과도 영상통화로 자주 소통하며 지낸다. 글에서 작가님의 가족사랑이 대단함이 느껴진다.


내가 가장 좋았던 글은 작가님은 지금도 동갑내기 아내 이름을 부른다.  우리 남편도 결혼하고 지금까지 나를 '영아'라고 부르니 공통점이 있다. 아내와 만남도 특별하지만, 네 번째 만남에서 "결혼이나 합시다 "라고 프러포즈를 하고, 만난 지 두 달 반 만에 결혼을 하였단다. 참 용감하고 자신만만한 사나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가님은 5월이 되면 가장 생각나는 사람, 고마운 사람이 선생님이나 친구가 아니라 아내라고 쑥스럽게 이야기한다. 아내 사랑이 얼마나 큰 지 엿볼 수 있다. 이렇듯 이 책에는 따뜻한 이야기가 많아서 읽으면서 자꾸 미소가 지어진다.


작가님은 관찰력이 좋다. 어떤 사물이나 풍경을 그리듯 묘사한다. 그림을 그렸고 시를 쓰시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 제목으로 선택한 <벚나무도 생각이 있겠지> 글만 읽어도 알 수 있다.


이번 정이흔 작가님 에세이는 브런치 스토리에서 대부분 읽은 글이지만, 종이책으로 읽으니 감동이 남다르다. 역시 글은 종이책으로 읽어야 제 맛이다. 좀 더 일찍 리뷰를 올렸어야 하는데 요즘 도 종이책 출간을 준비하느라 조금 늦었다. 작가의 말처럼 지친 일상을 내려놓고 잠시 쉬고 싶으신 분은 꼭 읽어보길 바란다.


책 출간 준비 하느라 머리가 복잡했는데 나도 잠시 걱정을 내려놓고 잘 읽었다. 정이흔 작가님 단편소설도 에세이도 모두 읽으면 친근함으로 다가온다. 술을 좋아하시는데 다이어트하시느라 금주를 선택할 만큼 결단력도 있으시니 앞으로도 좋은 글 쓰셔서 독자들에게 따뜻함을 주길 바란다.


책 목차


매거진의 이전글 <아름다움이 너를 구원할 때>를 읽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