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가는 길은 늘 무섭다 호랑이보다 사자보다 더 무섭다 죄지은 것도 없는데 안 가본 감옥에라도 가는 듯 발걸음도 무겁다 치과 예약 문자가 왔다 몇 밤 안 잔 것 같은데 벌써 6개월이 지났다 세월이 이리 빠르면 일흔이 되는 것도 잠깐이겠다 흉잡힐까 구석구석 깨끗하게 닦고 나선다 별일 없겠지잔뜩 긴장하며 치과에 들어간다
X-RAY 찍고 사진까지 찍으며 숨어있는 허물 찾아보지만 깨끗하단다 저절로 한숨이 쉬어진다 위쪽 아래쪽 구석구석 헤집으며 이끼 닦아내고 일어서면 입안은 얼얼한데 머리는 가볍다 다시 6개월 후에도 떨면서 치과에 가겠지만 지금 마음은 깃털 같다 이가 튼튼해야 건강도 따라오니 매일매일 잘 닦아야겠다 치과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꽃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