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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Sep 25. 2024

수다 떨고 온 날

지인이 보내준 철원 고석정(9월 23일)



수다 떨고 온 날


                                  유미래


2009년 시작된 모임이라 이름도 09년

걸어온 길이 같고

걸어갈 길이 같기에

늘 정이 가는 모임이었다

이젠 퇴직하고 각자 좋아하는 일하며 살기에

만나면 언제나 수다거리가 푸짐하다


누구는

스위스 한 달 살기로 매일 알프스 트래킹 하고

추석 연휴 발리에서 딸과 사위 손주들과 명절 연휴 즐기고

일본에 골프 여행 다녀오고

강화도 세컨드하우스에서 텃밭 가꾸느라 허리를 삐끗했다고

이사할 아파트 수리로 딸 사위 손녀와 복잡 복잡 한 달 살이

거기다 나도

아프리카 케냐 구호활동 이야기를 살포시 올렸다


장가 안 간 30대 후반 아들 다시 군대 보내고 싶다는 엄마

명절에 반찬 싸주면 휴게소에 버리고 간다는 유튜브 속 며느리 이야기

이제 명절에도 음식 안 하고 딸 사위 데리고 좋은 곳에 가서 식사한다는 친정엄마  

이제 각자 삶으로 시대에 맞추어 너무 애쓰지 말고 살자 한다


어렵던 키오스크로 음식도 커피도 척척 주문하며 흐뭇해하고

나이 들며 깨우친 삶의 지혜 나누고

노인으로 가는 길목에서 건강이 최고임을 서로 다짐하며

오늘도 속 사원하게 수다 떨고

다음 만날 날 정하고 그렇게 우린 헤어졌다


다시 만날 석 달 후 더 많은 수다거리 가지고

건강하게 만나길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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