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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Oct 09. 2024

손자는 천재인가

쌍둥이 둘째 손자

뱀 딸기와 산딸 나무


손자는 천재인가




"할머니, 뱀딸기 보러 가요."

 손자 손에 이끌려 풀밭으로 간다

풀 속에 숨어있는 뱀딸기 가리키며

"하나 둘 셋, 뱀딸기가 세 개 있어요"

뱀딸기가 수줍은 듯 얼굴이 빨개졌다


"할머니, 산딸나무 보러 가요."

손자가 앞장서서 산딸나무 아래 서 있다

떨어질 듯 달려있는 열매 보며

"딸기가 나무에 달려 있네요"

산딸나무도 부끄러운지 얼굴이 빨개졌다


손자는

제비꽃도 찾아내어 이름 불러주고

고들빼기 노란 꽃에게도 아는 척한다


베란다에 있는 브라질 아브틸론도

제라늄도 알로카시아도

손자의 친구다


손자는

식물 이름 알려주면 잊어버리지 않는다

손자는 아무래도 천재 같다



.


쌍둥이 둘째 손자는 식물에 관심이 많다. 특히 민들레를 좋아해서 밖에 나가면 민들레 꽃을 찾아 어느새 하나를 따서 들고 있다. 토종 민들레인지, 서양민들레인지도 구별한다.


우리 집 베란다에 있는 식물 이름도 다 외우고, 혹시라도 꽃이 피면 정말 좋아한다. 여름에 제라늄과 밴쿠버 제라늄 꽃이 피었었는데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한다.


아파트에 산딸나무가 있다. 요즘 열매가 빨갛게 익었다. 손자는 하얀 산딸나무꽃도 좋아해서 꽃이 필 때부터 관심을 가졌다.


아파트 풀밭에서 익은 뱀딸기 이름을 물어서 알려주었는데 밖에 나가면 뱀딸기가 있나 보러 가자고 한다. 풀숲에 숨어있는 뱀딸기도 손자 눈에는 잘 보이는지 찾아낸다. 보고 지나치려고 하면 사진 찍어달라고 해서 찍어주면 핸드폰으로 보며 즐거워한다.


한 번 가르쳐 준 식물 이름은 잊어버리지 않고 기억했다가 보면 말해준다. 식물학자가 되려나 모르겠다. 손자가 천재 맞는 것 같다.


제라늄/밴쿠버 제라늄
브라질 아브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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